문화·스포츠 문화

[책과 세상] 국내 대형 건설 프로젝트 폐해 파헤쳐

■ 도시개발, 길을 잃다 (김경민 지음, 시공사 펴냄)


용산 국제업무지구, 인천 송도 국제도시, 가든파이브와 타임스퀘어, 서울 곳곳의 뉴타운 계획들… 수십조 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들은 화려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공사가 정체되면서 건설회사들은 하나둘씩 쓰러지기 시작했고 충분한 리스크 관리 없이 무리하게 투자한 금융권 역시 문제를 떠안게 됐다. 완공된 건물들도 당초 청사진과 달리 텅 빈 창고처럼 운영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상업적 성과조차 얻지 못하고 거대한 부실로 종결되는 이 악순환의 고리는 어디서 시작된 것이며 어떻게 해야 끊을 수 있을 것인가. 하버드대에서 '도시공간 구조가 오피스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로 재직중인 저자가 거창하게 출범했으나 그에 걸맞는 성과를 내지 못한 국내 대형 건설 프로젝트의 폐해를 파헤쳤다. 저자는 제각기 욕심 챙기기에만 급급한 관련 기업, 관리와 운영 능력도 없으면서 엮여들게 된 공공기관을 동시에 질타한다. 관리 부실 문제, 대기업들의 부적절한 개입과 진행 등 부조리도 지적했다. 이와 함께 뉴욕의 배터리 파크 시티 등 유사한 목적의 해외 프로젝트 성공 사례를 통해 우리가 적용해야 할 교훈도 제시한다. 저자는 "우리는 많은 경험과 냉철한 판단력을 지닌 선장 없이 항해를 시작함으로써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겪어야만 했다"고 안타까워 한다. 책은 단순히 부동산과 도시개발에 대한 해법만을 찾는 게 아니라 사회와 도시구조, 정의의 문제까지 짚어준다. 1만3,800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