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1월29일] <1305> 스프레이 금지


1978년 1월29일, 스웨덴이 스프레이(aerosol spray)의 생산과 판매ㆍ사용을 금지시켰다. 목적은 오존층 보호. 모기약이나 페인트 등을 분사하는 염화불소탄소(CFC)가 공기를 타고 날아가 성층권에 이르러서는 오존층을 파괴한다는 학계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요즘에야 모든 국가가 ‘프레온가스’로 불리는 CFC를 규제하고 있지만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시도였다. 세계 최초로 스프레이 규제를 단행한 스웨덴의 결정은 지구촌 환경운동에 불을 댕겼다. 당장 미국에 불통이 튀었다. 스프레이의 안전성 여부를 둘러싸고 치열하게 대립하던 학계와 업계 간 논쟁(스프레이 캔 전쟁)의 중심추가 학계로 넘어가고 결국 미국 의회는 1978년 가을 규제법을 제정하기에 이르렀다. 태양의 직사광선을 막아주는 오존층이 사라질 경우 지구의 재앙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공감대는 국제환경협력의 모범사례로 꼽히는 1987년의 몬트리올의정서로 이어졌다. 193개 국이 서명한 몬트리올의정서에 따라 2010년부터 CFC는 전면 금지될 예정이다. 우리나라도 올해 1,380톤을 마지막으로 내년부터는 CFC를 더 이상 생산할 수 없게 된다. 덕분에 오존층은 더 이상 파괴되지 않고 점차 회복돼 2060년에는 1970년대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문제는 경제가 입을 타격. 선진국들은 대체물질 관련 기술 이전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값싸고 효능이 뛰어난 대체물질 개발에 실패할 경우 제조업의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 누구보다 앞장서 환경보호에 나섰던 스웨덴은 청정환경 국가로 자리잡았다.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도 자랑거리지만 에너지 효율화 기술로도 막대한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 당장의 고통을 감수하며 환경보전에 투자한 노력이 값진 결실을 보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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