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오늘도 실수가 나왔다

제9보(130~143)



드디어 백32로 들여다보았다. 흑은 이곳을 받아줄 수가 없다. 우변쪽에 단수당한 돌들이 축으로 잡히기 때문이다. 결국 흑은 35로 꼬부려 우변을 키우는 길을 선택했고 백은 36으로 관통하여 굉장히 큰 전과를 올렸다. 그렇다면 이 일련의 수순들은 백의 성공이라고 보아야 할 것인가. "그게 그렇지가 않아요. 백이 한 건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역전에까지는 이르지 못했어요. 오히려 흑승이 굳어진 의미가 있어요. 백이 뭔가 다른 궁리를 할 필요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이현욱) 그래서 제시된 것이 백30으로 참고도1의 백1에 먼저 들여다보는 가상도였다. 이때라면 흑은 2로 받아주게 되는데 그때 비로소 백3으로 몬다는 얘기. 흑은 4를 선수로 두고 흑6으로 끼워 좌변쪽 백대마를 잡으러 가게 된다. 백대마가 지극히 위험하긴 해도 백7 이하 19로 되감는 반발책이 있으므로 흑도 꼭 장담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 혹시 좌변의 백대마가 잡힐는지도 모르지만 그때는 싹싹하게 돌을 던지면 되는 것이고…. 이 코스가 백으로서는 마지막 방책이었다고 한다. 실전보의 백34에 대하여 흑이 참고도2의 백1로 받아주고 흑3을 선수로 활용한 후에 흑5로 끼워넣고 자으러 가는 것이 잠깐 연구되었지만 곧 폐기되었다. 백14까지 되고 보면 흑이 도리어 잡힌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창호는 백36을 관통당하더라도 충분히 이긴다는 게산을 이미 끝내놓고 있었다. 그러나 초읽기에 몰려 오늘도 종반에 실수가 나오게 되는데 흑43이 바로 그것이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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