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거꾸로 가는 공영방송

최근 지상파 방송사들이 인터넷TV(IPTV)를 통해 지상파 방송을 7일 이내에 볼 경우 500원을 내도록 요구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이는 공영방송의 모순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게다가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가 최근 발간한 ‘2007 소비자 행태 조사 연례보고서’에서 정보ㆍ지식ㆍ교양을 얻기 위해 지상파 방송을 시청하는 시청자들이 갈수록 줄어드는 반면 습관적으로 본다는 시청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면서 지상파 방송사의 공익적 역할에 대한 문제도 다시 곱씹어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견해가 적지 않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지상파 방송의 주된 시청 목적이 ‘습관적(36.8%)’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고 ‘흥미ㆍ오락(31.6%)’ ‘정보ㆍ지식ㆍ교양 습득(20.6%)’ ‘시간 보내기(10.6%)’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습관적’이라는 이유는 지난 2005년부터 매년 상승한 반면 ‘정보ㆍ지식ㆍ교양 습득’이라는 목적은 같은 해부터 하향 추세가 뚜렷하다. 게다가 점점 고령화 사회가 되고 있는 가운데 50세 이상의 고령자를 위한 지상파 방송은 3%도 안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10세 미만 유년층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은 더할 나위 없이 적었다. 뿐만 아니다. 그나마 역사 공부의 교과서로 여겨왔던 사극은 최근에는 왜곡 투성이로 전적으로 믿었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이러다 보니 요즘 지상파 방송에 대해 시청자들은 ‘오락ㆍ드라마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덮어씌운다. 여기에 최근 지상파 방송사들은 국민의 세금을 지원받아 제작한 프로그램을 국민에게 다시 비용을 청구하고 있어 논란이 끊이질 않을 전망이다. 인터넷방송에서부터 위성DMB, 최근 IPTV 사태에 이르기까지. 최근 중간광고 요구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이 정도면 공영방송이 아니라 상업방송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무료 보편적 서비스임을 내세워 수신료 징수, 전파사용료 면제 등 온갖 특혜를 누려왔다. 이제 KBSㆍMBC 등 지상파 방송사들은 공익을 위한 공영방송을 택할 것인지 수익을 위한 상업방송을 택할 것인지 분명히 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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