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혈우병 등 유전병 치료 길 열려

혈우병 등 유전병 치료제 개발 가능성 제시

국내 연구진이 특정 염기서열을 인식해 잘라낼 수 있도록 고안된 효소인 ㆍ유전자 가위‘를 통해 잘못된 유전자 염기서열을 바로 잡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에 따라 혈우병 등 유전병 치료제 개발 가능성이 열렸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김진수 서울대 교수 연구팀이 인간 염색체의 염기 서열이 정상과 달리 뒤집히거나 겹치는 등의 이상 현상을 실험실에서 인위적으로 재현하는데 세계에서 처음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사람들의 유전체 염기서열을 관찰ㆍ비교하면, 사람에 따라 특정 유전자의 일부가 뒤집히거나 삭제되고 중복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변화를 ‘구조 변이’라고 하는데 이는 여러 질병의 원인이 된다. 피가 잘 굳지 않는 혈우병 역시 유전자 변이와 관계가 있다. 특히 중증 혈우병 환자의 대다수는 8번 혈액 응고인자 유전자의 염기서열 일부가 거꾸로 바뀐 상태다. 연구진은 실험을 통해 이처럼 뒤집힌 유전자를 ‘유전자 가위’가 정상으로 돌려놓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지금까지는 주로 이 유전자 가위를 질병 유전자 염기서열을 인위적으로 절단, 망가뜨림으로써 병을 치료하는 방향으로 연구가 이뤄졌다. 하지만 이번에 연구진은 두 가지 유전자 가위를 만들어 염기 서열 중 한 곳이 아니라 두 곳을 잘라내는 실험을 진행했고, 대부분의 경우 잘려나간 조각이 분리됐지만 0.1~1%의 확률로 잘린 부분의 순서가 뒤집히는 현상을 발견했다. 김진수 교수는 “어떤 혈우병 환자의 8번 혈액 응고인자 유전자의 염기서열이 비정상적으로 뒤집어진 경우,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이를 정상 순서로 바로잡을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현재는 0.1~1% 정도의 확률이므로, 앞으로 더 효율적으로 더 많은 염기서열을 뒤집는 방법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며“성과가 축적되면 정상으로 되돌린 혈액 응고 유전자를 간 등에 이식하는 방식으로 혈우병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생명과학 분야의 권위지 ‘지놈 리서치’(Genome Research) 19일 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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