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경제, 아는 만큼 보인다] M&A 적극 활용해야

M&A와 기업 성장<br>시장지배력 구축·원천기술 확보위해<br>세계 10위권 경제규모 불구 M&A 실적은 초라한 수준<br>원유등 원자재 확보 위해선 국가적 차원 노력 필요

세계적인 인수합병(M&A) 열풍에 따라 우리 기업들도 M&A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됐다. 이를 통해 재도약의 기회, 매력 있는 투자대상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한때 많은 부실 기업들을 인수했던 모 기업집단의 성장과정을 부정적으로 봤던 것에 비하면 커다란 인식의 변화이다. 한국에서 M&A가 좋은 사업모델이 된다는 것은 많은 수업료를 내고 배운 교훈이다. 불과 몇 년 만에 뉴브리지캐피털은 제일은행을 인수, 매각해 1조원을, 소버린은 SK㈜의 지분을 처분하면서 8,000억원의 매각차익을 실현했다. 역시 AIGㆍ뉴브리지캐피털 컨소시엄은 하나로텔레콤 매각으로 약 5,000억원의 시사차익이 예상된다. 중국경제가 성장하면서 세계적으로 많은 상품들이 공급과잉 상태에 처하게 되자 세계적으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새로운 분야에서 실물투자를 통해 공장을 세우고 경쟁자를 따돌린 후 일류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은 힘들게 됐다. 이에 따라 기존사업에서 타 기업을 M&A해 시장지배력을 구축하고 꼭 필요한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성공적 M&A 사례도 많다. 좋은 투자기업을 인수해 기업가치를 올린 후 되팔아 큰 이익을 얻는 것 역시 세계적으로 보편화된 사업모델이 되고 있다. 선진 기업들은 이미 M&A를 기업의 새로운 성장 모멘텀으로 삼은 지 오래다. M&A 관련 법률가ㆍ회계사ㆍ금융전문가ㆍ기업평가사 등 전문인력도 확보돼 있고 관련 노하우도 축적돼 있으며, 또한 M&A을 전문적으로 하는 투자회사ㆍ자산운용회사들도 발달돼 있다. 이를 반영하듯 미국ㆍ영국ㆍ프랑스 등 선진국일수록 해외 기업의 M&A나 국내 기업 간 M&A가 활발하다. 뿐만 아니라 외국기업이 자국기업을 M&A하는 경우 역시 활발하다. 한국의 M&A 실적을 거래건수 기준으로 보면 세계 200여국 가운데 국내 기업 간 M&A는 31위, 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 M&A는 36위권이다. 반면 해외 기업의 국내 기업 M&A 실적은 26위에 불과하다. 세계 10위권의 경제력을 가진 나라로서는 매우 초라한 실적이다. 미국ㆍ영국ㆍ독일ㆍ프랑스가 상위 1~5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과 무척 대조적이다. 한국의 이런 초라한 성적은 M&A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한 데 있다. 과거 우리나라 경주의 존경받는 최 부잣집 가훈에 “흉년에는 남의 논ㆍ밭을 매입하지 말라. 흉년 때 먹을 것이 없어서 남들이 싼 값에 내놓은 논밭을 사서 그들을 원통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하는 것이 있었다. 하지만 이젠 어려움에 처한 기업을 사주는 것도 도와주는 것이다.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주는 것이다. M&A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M&A 시장이 발달한 선진외국과 비교할 때 한국에서도 M&A 관련 전문가가 육성돼야 한다. 금융기관도 세계적인 M&A시장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세계적인 규모와 경쟁력을 가진 투자회사도 육성돼야 한다. 각종 사모펀드의 육성에도 힘을 기울여야 한다. 풍부한 외환보유액을 활용하기 위한 국부펀드 운용에도 노력해야 한다. 기업의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서도 M&A는 적극 활용돼야 하며 새로운 신기술 산업에 진출하기 위해서도 적극 활용돼야 한다. 특히 원유ㆍ철광석ㆍ곡물 등 전략적인 원자재의 확보를 위한 해외 기업 M&A를 위해서는 국가적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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