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 사실을 알면서도 지난 7월과 9월 사이 1,568억원 규모의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을 발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어음들은 지주회사인 동양이 '티와이석세스'라는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우량기업으로 평가 받던 동양시멘트 지분을 담보로 삼아 발행한 것이며 이 중 3분의2에 해당하는 1,000억원가량이 9월에 발행됐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동양과 동양레저ㆍ동양인터내셔널 등 계열사 3곳이 법정관리를 전격 신청했고 이달 1일에는 동양네트웍스와 동양시멘트도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검찰은 앞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동양증권 노조가 고발ㆍ고소를 하며 "회사 사정이 나빠져 상환능력이 없는데도 CP를 발행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신빙성이 있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또 이날 압수수색을 통해 동양그룹 계열사 간에 부당지원이 이뤄졌다는 업무상 배임 의혹에 대한 구체적인 물증확보에 나섰다. 검찰의 이날 압수수색 대상 중 동양파이낸셜대부는 앞서 금융감독원이 동양그룹 계열사에 자금을 빌려준 '돈줄'로 지목한 곳이다. 금감원은 동양파이낸셜대부가 담보가 부실한데도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에 수백억원의 자금을 빌려줬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검찰에 수사 참고자료를 넘겼었다. 실제로 지난달 말 현재 동양파이낸셜대부의 대출잔액 1,000억원 중 840억원가량이 계열사 대출이고 나머지는 개인신용대출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검찰은 현재 금융당국이 조사를 벌이고 있는 동양그룹 일부 계열사와 임원의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서도 들여다볼 계획이다.
검찰은 이날 압수한 자료들을 분석한 뒤 그룹 실무진을 포함한 관련자 소환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또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과 이혜경 부회장, 정진석 동양증권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에 대한 소환조사 역시 이른 시일 안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