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B6호 적석목관분서 사람·동물등 다양한 모양
| 출산중인 여성, 악기를 연주하는 악사 등 사람과 동물 모양의 토우(土偶) 로 장식된 신라시대 고배(高杯ㆍ굽다리접시) 뚜껑들이 무더기로 출토됐다. / 사진제공=문화재청 |
|
신라시대 무덤들이 모여있는 경주 쪽샘지구 발굴조사에서 1,500년 전의 토우(土偶) 14점이 출토됐다. 토우는 사람이나 동식물을 본떠 흙으로 만든 인형인데, 토우장식토기는 5~6세기 신라문화권에서만 집중 제작된 독특한 유물이다.
2007년부터 경주 쪽샘유적 발굴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소재구)는 5~6세기 신라시대 고분인 B6호 적석목곽분(積石木槨墳)에서 사람과 동물 모양의 각종 토우 14점을 수습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에 출토된 토우는 사람과 동물모양으로 크게 나뉜다. 사람모양 토우는 신체에 비해 유난히 큰 성기를 드러낸 남자, 출산중인 여자를 비롯해 가야금으로 추정되는 악기를 연주하는 악사, 지팡이를 짚은 노인 등이다. 동물로는 뱀, 자라, 새 형상이 있다. 토우는 5cm 정도 크기로 고배(高杯ㆍ굽다리접시) 뚜껑 윗면에 2개씩 대칭되게 부착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남자와 새, 뱀과 자라, 새 2마리, 자라 2마리 등이 짝을 이뤘다.
자유분방한 형태와 소재를 다룬 토우는 지금껏 출토상태가 좋지 않고, 대체로 토우가 토기에서 분리돼 보고된 탓에 연구가 어려웠다. 연구소는 "유물을 주로 매장한 공간인 부곽(副郭)의 조사가 진행중이므로 더 많은 토우가 수습될 수도 있다"며 "이번 발굴을 계기로 고분 속 토우장식토기의 성격(주술 혹은 애완용), 피장자의 신분 등을 밝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계림로 30호분에서 출토된 토우장식항아리는 국보 195호로 지정됐지만 유구에 대해 보고된 바가 없어 역사적 의미를 더 밝혀낼 수는 없었다. 출토지를 알 수 없는 기증품이 아닌 발굴조사로 찾아낸 토우장식토기는 대부분 석곽묘(石槨墓) 출토품이며, 이번처럼 적석목곽분에서 출토된 것은 1934년 조선고적연구회에서 조사한 경주 황남동 109호 2곽에서의 사례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