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삼성 조직개편 어떻게 되나] "전자 사업부 재조정등 폭 커질것"

'이윤우 체제'에 걸맞게 가전·반도체등 손댈듯<br>디카 생산·판매 이원화체제 개편 여부도 관심<br>금융계열사는 자통법 대비 "그랜드 플랜 수립"


삼성이 창조경영을 구체화시키기 위해 진행하는 ‘삼성식 쇄신’의 마지막 작업인 조직개편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나. 삼성은 지난주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하면서 ‘조만간 조직개편안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공표했다. 그룹 주변에서는 “계열사들의 조직개편안은 사별로 이번주부터 순차적으로 윤곽이 나올 것”이라며 “전자 등 일부 계열사들의 경우 조직개편의 수준이 예상보다 크게 단행될 수도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특히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일부 사업부의 재조정 방침까지 세운 것으로 전해져 사장단의 세대교체와 맞물려 혁신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조직개편 폭 커진다=지난 1ㆍ4분기 쾌조의 실적을 올렸던 삼성전자.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2ㆍ4분기 실적이 반도체 부문을 바탕으로 1ㆍ4분기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일부에서는 사상 최고 실적을 올렸던 2004년에 버금가는 성적을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적만 놓고 본다면 큰 변화가 필요 없는 셈. 하지만 사장단 인사를 고리로 상황은 사뭇 달라졌다. 윤종용 부회장이 용퇴한 만큼 ‘이윤우 체제’에 걸맞은 조직 재편 작업이 뒤따를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삼성의 한 핵심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경우 조직개편이 큰 수준에서 이뤄질 것”이라며 “일부 사업 부문의 재조정이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당장 사업 부문 재조정이 단행될 경우 예전 액정표시장치(LCD) 부문이 반도체 분야에서 떨어져나왔던 것에 버금가는 작업이 이뤄질 수 있다. 우선 관심은 가전사업의 향배다. 가전사업은 그동안 5개 총괄(경영지원ㆍ반도체ㆍLCDㆍ정보통신ㆍ디지털미디어)과 별도의 사업부(최진균 부사장) 형태로 운영됐지만 사실상 윤 부회장 직할 체제였다. 그러나 이번 인사와 함께 어떤 형태로든 조정 작업이 이뤄질 공산이 크다는 게 시장의 해석이다. 반도체총괄사업부의 향배도 관심사다. 삼성은 이번 인사에서 반도체 사업의 사령탑을 황창규 사장에서 시스템LSI사업부장을 맡고 있던 권오현 사장으로 바꿨다. 경쟁 회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비메모리 분야에 대한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증권가의 한 애널리스트는 “시스템LSI사업부를 격상시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계열사 간 조정 작업도 뒤따를 듯=삼성은 지난해 삼성코닝정밀유리와 삼성코닝의 경영을 단일화하는 계열사 간 사업 재조정 작업을 단행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인사를 계기로 삼성 계열사 간 사업 조정 작업이 추가로 이뤄질 것으로 점치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이 디지털카메라. 디지털카메라는 생산은 삼성테크윈이, 판매ㆍ마케팅은 삼성전자가 하는 이원화 체제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그룹 안팎에서는 이 같은 어정쩡한 형태를 어떤 형식으로든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돼왔다. 이런 차에 이번 인사에서 이중구 삼성테크윈 사장이 용퇴함에 따라 사업 형태에 대한 변화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는 시각이 강하다. LCD 사업도 관건이다. 15일 삼성SDI의 주가가 급등하자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받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과 관련해 SDI와 삼성전자가 합작법인을 설립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양사는 이 같은 가능성을 일축했지만 삼성전자와 SDI 간 사업 분야에 대한 미세조정 등의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는 관측이 많다. 이번 인사에서는 또 임형규 사장에게 신사업팀을 전담하도록 하면서 팀의 역량을 강화할 뜻을 분명히 했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팀의 인력 보강이 뒤따를 것”이라고 귀띔했다. 당장 전략기획실 산하의 핵심 인력 일부가 이 팀 아래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동안 미적거렸던 인수합병(M&A)이 머지않아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 계열사들, 그랜드 플랜 수립=삼성은 화재와 증권의 사장단 인사를 마무리한 만큼 내년부터 시행되는 자본시장통합법에 대비해 금융계열사들의 업무영역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관계자는 “쇄신안을 발표할 당시 은행업에는 진출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맞춰 투자은행(IB) 업무 강화는 필연적”이라며 “이에 맞춰 금융계열사들의 전략을 수정ㆍ보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삼성카드가 갖고 있는 에버랜드의 주식을 매각하는 방법과 절차, 삼성생명의 상장 이후 금융지주회사 설립방안 등에 대한 종합 방안이 늦어도 하반기 안에는 가닥이 잡힐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의 한 고위 관계자는 “금융계열사의 경우 하반기 안에 그랜드플랜을 만들고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액션에 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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