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당초 예상보다 빠른 상승세를 나타내자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들이는 신용융자거래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6일 현재 신용융자잔액은 사흘 연속 증가한 끝에 4조7,192억원으로 늘어났다. 이는 올 2월1일(4조7,487억원)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지난 3월 주가가 박스권 장세를 지속하자 신용융자잔액은 3월10일 4조3,565억원까지 감소했으나 이달 들어 코스피지수가 1,700포인트대에 안착하자 다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최근 신용융자잔액은 유가증권시장을 중심으로 늘어나고 있다. 코스닥시장의 신용융자잔액은 26일 현재 1조4,268억원으로 올 들어 최대치를 기록했던 지난달 30일(1조4,766억원)보다 오히려 500억원 가까이 줄었다. 반면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2조원대에 머물던 유가증권시장의 신용융자잔액은 3조2,924억원까지 늘었다. 곽병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최근 박스권을 돌파한데다 증권사들이 주가 전망을 낙관하고 있기 때문에 신용융자잔액 증가는 곧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그만큼 개선됐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과거와 달리 외국인들의 매매패턴을 추종하는 개인들이 늘어나면서 대형주 위주로 신용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주가지수가 이미 예상 고점 수준에 가까워짐에 따라 추가적인 신용융자거래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최광혁 한화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고점 수준에 달한 만큼 자신이 투자하는 종목에 확신이 있는 정도가 아니라면 신용융자거래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