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내년 '내실위주 긴축경영'
경기위축대비 투자 올수준 유지·현금확보 주력
본보, 주요대기업 조사
재계는 내년도 경영환경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보고 내실위주의 긴축경영과 수출중심의 경영을 펴기로 했다.
23일 서울경제신문이 주요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2001년 경영계획에 따르면 대부분의 기업들은 투자는 올해수준을 유지하면서 기술개발 분야에 집중하고, 이익중심의 경영으로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는데 주력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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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기업들은 매출ㆍ이익을 10~20% 성장하는 것으로 잡고 있으나 철강, 유화, 기계분야에서는 올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계획을 세우고 있다. 업계의 이 같은 움직임은 내년도 경기가 올해보다 더 위축되고, 금융 및 환율불안, 고유가의 지속, 미국 등 선진국의 통상압력 등 악재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한데 따른 것이다.
종합상사들은 올해 신규투자를 집중했던 인터넷 분야의 투자를 줄이면서 수익성 확보에 나서기로 했다. 삼성물산은 올해 매출 39조, 경상이익 2,800억원을 내년에는 매출 39조원, 이익 3,330억원으로 이익중시 경영을 분명히 했다.
'투자 최소화'는 공통된 현상. 현대는 당초 내년에 1,000억원을 벤처에 투자하기로 했으나 이를 줄이기로 했다. 전자업계는 투자는 올해수준을 유지하되 승부사업에 집중키로 했다.
전자업계는 집중화가 두드러진다. 삼성전자는 올해 수준(7조6,000억원)을 투자하되 디지털 분야에 집중키로 했고, LG전자는 투자규모를 두배로 늘린 2조원으로 잡았고, 승부사업으로 디지털TV, PDP(플라즈마 디스틀레이 패널), IMT-2000 등으로 결정했다.
자동차업계도 철저한 이익중시, 기술개발 투자전략을 수립했다. 현대자동차는 내년 매출을 23조원(올해 19조2,000억원), 순익은 9,000억원(7,600억원)으로 20% 가량 늘리고, 1조7,000억원의 투자는 신차개발, 품질개선에 집중키로 했다. 기아차는 올해 5,000억원 규모의 순익을 내년에는 7,000억원 이상으로 높이기로 했다.
포철은 올해 매출 11조8,000억원, 순익 1조9,000억원에서 내년에는 각각 11조원과 1조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있다. 동국제강, 연합철강 등 다른 업?들도 비슷한 수준이다. 이밖에 유화, 기계업체들은 내수경기가 불투명할 것으로 보고 수출비중을 확대한다는 전략을 공통적으로 세우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내년 평균환율을 달러당 1100~1150원으로 보고 사업계획을 짜고 있으나 이미 무너진 상태"라며 "워낙 변수가 많아 '감량경영''수익중시'외에는 특별한 대책이 없는게 현실이다"고 말해 경영계획 수립의 고충을 설명했다.
고진갑기자
입력시간 2000/11/23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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