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MP3 종주국 지위 우리가 되찾는다

대학생 프로젝트팀 구성…대기업 내부 경영자료 분석

"젊음을 무기로 하나의 목표를 향해 뭉쳤습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차세대 지도자 양성프로그램을 수료한 수도권 대학생들의 모임 EIC(Elite Intensive Course)가 자체 마련한 프로젝트 `한국 MP3 산업의 혁신과도전 정신을 찾아서'에 참가한 대학생 22명의 한마음, 한 목소리다. 20일 EIC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미국 애플사의 MP3플레이어 `아이팟나노'가 출시된 뒤 국내 MP3플레이어 제조업체들이 큰 타격을 받자 MP3플레이어를 세계 최초로상용화한 종주국으로서 자존심을 되찾기 위해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강대업(23.서울대 응용화학과) 기획팀장은 "한국은 1997년 세계 최초로 MP3플레이어를 개발한 뒤 줄곧 1위를 지켰으나 몇 년 전부터 애플사에 밀렸다.`세계 1위'를되찾으려면 젊은이의 힘과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강씨와 같은 생각으로 뭉친 대학생 22명은 경영ㆍ컴퓨터정보ㆍ국제학ㆍ일본어ㆍ언론정보 등 다양한 전공지식과 특기를 무기 삼아 국내 MP3플레이어 제조업체의 마케팅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책을 내놓으려고 지난 다섯 달 동안 힘을 합쳤다. 프로젝트팀은 먼저 국내 MP3플레이어 제조업체에 수십 번 전화를 걸거나 방문,갖은 인맥을 동원해 삼성전자와 레인콤, 엠피오, 코원시스템, 엠버드 등 5개사의 재무제표 등 마케팅 자료를 입수하고 홍보담당자나 기업대표를 인터뷰했다. 팀원 박준형(21.홍익대 경영학과)씨는 "다들 보안이 철저한 회사인데 대학생이내부 자료를 달라고 하니 쉽게 안주는게 당연하다"며 "대학생의 눈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내세워 끈질기게 달라붙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서울 12개 대학, 200여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국산 MP3플레이어의 디자인ㆍ음질ㆍ가격ㆍ조작편리성 등에 대해 설문 조사했고 산업자원부와 삼성경제연구소,정보통신정책연구원,한국포터블오디오협회를 공식방문해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자문을 얻었다. 아울러 국산 MP3플레이어가 세계 1위의 자리를 탈환하려면 세계 최대의 전자제품 시장이자 애플사의 텃밭인 일본 시장을 역공해야 한다고 보고 프로젝트 참가자전원이 16∼19일 일본 요도바시카메라 등 대형 전자상가에서 현지조사를 벌였다. 이들은 오랜기간 준비한대로 일본음향저작권협회와 야노경제연구소를 방문하고와세다대 학생들과 한국 MP3플레이어에 대해 토론했으며 일본인 소비자를 대상으로설문조사도 했다. 팀원 이상민(28.서울대 농경제사회학)씨는 "직접 조사해 보니 일본 MP3플레이어시장을 애플사가 일방적으로 잠식하고 있었다. 한국 제품에 대해서는 디자인과 내구성이 떨어지고 매장관리가 부실하다는 평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MP3플레이어가 다기능화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제품 본연의 기능, 음질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프로젝트팀은 그동안 연구 결과를 모두 문서화했으며 국내와 일본 조사결과를바탕으로 아이디어를 모아 최종 보고서를 작성한 뒤 삼성전자 등 5개 업체에 제공할예정이다. `통통'튀는 신세대 대학생 22명. 이들은 "우리 손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기획하고 추진했기 때문에 아무리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았다. 우리의 젊음과 도전정신이조금이나마 나라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의젓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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