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여야 탄핵 극한대치] 국회 곳곳서 충돌 ‘준전시상태’ 방불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처리키로 한 11일 오후 들어 국회는 곳곳에서 2야와 열린우리당간의 충돌위기 상황이 발생하는 등 준전시상태를 방불케 했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국회 본회의장 국회의장석 주변을 인의 장막으로 봉쇄한 가운데 박관용 국회의장은 오후 4시20분께 본회의장에 입장, 의장석 진입을 시도했다. 그러나 김희선, 임종석, 김부겸, 신기남 의원등이 박 의장의 의장석 진입을 막아서자 몇차례 박의장은 가벼운 몸싸움 끝에 의원석에 앉아 `농성아닌 농성`에 들어갔다. 그럼에도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인의 장막을 풀 기미를 보이지 앉아 박 의장은 오후 5시50분께 국회의원 발언대에 서 “오늘은 더 이상 회의를 열 수 없다”며 “그러나 내일은 이와 같은 (봉쇄)상황을 절대 수용할 수 없고 국회의장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할 것”이라고 말해 이날 상황이 종료됐다. 이에 앞서 각당은 이날 오후 각각 의원총회를 열어 동원가능 의원숫자를 재확인하고 탄핵안 처리 또는 저지전략을 최종점검하는 등 결전을 앞둔 마지막 전열을 정비했다. 0…외부에서 식사를 마친 박 의장은 이날 오후 4시20분께 국회의장실에 들어가지 않고 경위 10여명의 호위를 받으며 바로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의장석 진입을 막아서자 박 의장은 의장석 아래 발언대에 나와 “(봉쇄를 풀)10분의 여유를 주겠다. 안그러면 자위권을 발동할 수 밖에 없다” 고 경고했다. 4시40분께 국무위원석에 앉아 있던 박 의장은 의장석에 올라가기 위해 일어서자 임종석, 김희선, 김부겸 의원들이 가볍게 밀치며 박 의장의 의장석 진입을 막았다. 이에 박 의장은 “내 몸에 손대지 말라. 무슨 이유로 의장이 의장자리에 앉는 것을 막느냐”며 강하게 항의했으나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아 다시 옆의 국회의원석에 앉아 기다렸다. 그럼에도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이 없자 박 의장은 5시50분께 상황종료를 선언하고 12일 본회의를 다시 열겠다고 선언했다. 이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의 신경전도 이어졌다. 열린우리당 장영달 의원은 “나라가 한나라당과 민주당 마음대로 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고, 한나라당 윤두환 의원은 “장 의원, 말 조심해”라고 응수했다. 이어 “왜 회의도 못 열게 하느냐”(한나라당 심재철 의원) “심재철, 입 다물어”(우리당 유시민 의원) “이 시대가 얼마나 어려운데 형식논리를 펴느냐”(우리당 김희선 의원) 는 등의 설전이 이어졌다. 같은 시각 의장석 주변에는 열린우리당 정장선 이해찬 천정배 정세균 정동채 배기선 최용규 송영길 유시민 김성호 문석호 의원 등 20여명이 겹겹이 둘러싸고 박 의장의 접근을 차단했고, 한나라당과 민주당 의원들은 의석에서 대기하며 양측간의 지리한 공방을 예고했다. 0...이날 본회의장에는 투표함과 명패함 각 2개씩이 설치되는 등 무기명비밀투표에 의해 탄핵소추안을 처리할 실무 준비는 완료된 상태였다. 또 본회의장 양측면에는 기표소까지 설치되는 등 열린우리당측도 투표준비 단계까지는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0...박 의장은 이날 오전 9시 10분께 정상출근해 집무실에서 TV를 통해 노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시청한 뒤 오찬모임 참석차 외출했다. 박 의장은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남덕우 강영훈 박태준 이홍구 전 총리와 오찬을 함께 하면서 탄핵안 처리 문제 등 현 정국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고 의장실 관계자가 전했다. 0…본회의에 앞서 이날 오후 열린 한나라당, 민주당 의총은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한 듯 전쟁에 나가기 앞선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한나라당 의총에서 홍사덕 총무는 “표결을 강행하고 노 대통령을 의회에서 반드시 탄핵하도록 하자”고 분위기를 돋구었다. 이어 최병렬 대표는 “지금은 비유하면 전쟁과 흡사한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두 사람의 발언이 이어지는 동안 한나라당 의원들은 박수로 호응했다. 민주당 의총도 같은 분위기였다. 유용태 원내대표는 “박 의장에게 본회의가 정상운영되도록 질서유지를 강력히 요청했다”며 “해외에 있는 의원들도 돌아오고 있으므로, 날밤 샐 각오로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박동석기자, 안의식기자 everes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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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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