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승진 1명당 퇴직자 1.4명

■ 엇갈리는 명암

삼성이 대규모 임원 승진인사를 단행하면서 승진자와 퇴직자 간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13일 인사를 발표한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관 1층 안내데스크와 삼성물산 지하 1층에는 승진을 축하하는 난과 화분이 수북이 쌓여 축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그러나 한때 임원 승진의 영광을 누렸지만 승진명단에서 제외되거나 실적에 대한 책임을 지고 퇴직하는 임원들은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실제 삼성은 퇴직 임원 수를 공개하지 않고 실명도 거론하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은 지난 10월부터 서울 본사는 물론 중국 삼성 임원에게까지도 실적에 대한 책임을 물어 일부 임원들은 이미 삼성을 떠났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아마도 이번주까지는 승진 임원과 퇴직 임원을 위한 회식으로 음식점 예약이 거의 불가능할 것"이라며 "퇴직통보를 받거나 사표를 제출하는 임원들은 중견그룹으로 이동하기 위해 일자리를 알아보거나 휴식을 취하는 두 부류로 분류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승진자 1명당 1.4명의 퇴직자 비율을 정해 이번 승진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임원 승진자 못지않게 퇴직자도 그만큼 많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삼성그룹 임원은 퇴직 후에도 임원으로서의 혜택이 갑자기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물론 현직 임원 당시에 누린 고액 연봉과 업무용 차량, 법인카드, 골프장회원권 등을 반납해야 하지만 업무성격과 회사 공헌도에 따라 1~3년 동안 자문역과 고문 등으로 활동한다. 연봉도 퇴직 당시 연봉의 30~50%를 지급받게 된다. 아울러 퇴직 임원 간의 네트워크 강화 등을 위해 그룹이 마련한 서울 강남의 한 빌딩 내 사무실 출퇴근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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