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동십자각] 인천시민은 악취 없이 살고 싶다


수도권매립지에서 나오는 악취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수도권매립지는 서울과 인천, 경기도의 쓰레기를 매립하기 위해 지난 1992년 인천시 서구 백석동 일대에 조성됐다. 조성 이후 이곳에서 발생하는 악취로 인천시민들은 큰 고통을 겪어왔다. 특히 지난해부터 청라지구에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수도권매립지 악취 문제는 인천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골치덩이로 불거졌다. 청라지구에 주민들이 입주하기 시작한 지난해 이후 민원제기 건수는 6,000건을 넘었다. 최근 인천시보건환경연구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매립지 안에서 측정된 악취의 주원인인 황화수소의 농도는 기준치의 1,760배에 달했다. 이제 더 이상 견디기 힘든 한계에 달한 것이다. 인천시는 그동안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녔으나 자치단체의 힘으로는 이를 통제하기가 애초부터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매립지는 행정구역상으로는 인천시에 속해 있다. 하지만 지분은 서울시가 71.3%, 환경부가 28.7%를 나눠가지고 있으며 통제는 환경부가 한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내년부터 오는 2015년까지 1,000억원을 들여 악취 관련 시설을 개선하고 매립지와 인근 주택단지 사이에 차단용 숲을 만드는 등 2단계 대책을 시행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예산은 정부의 지원을 받거나 매립지를 이용하고 있는 서울ㆍ인천ㆍ경기 3개 시ㆍ도로부터 받겠다는 방침이어서 계획대로 추진될지는 미지수다. 매립지의 악취를 줄이기 위해 정작 중요한 것은 얼마나 성의를 갖고 매달리느냐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이런저런 이유로 수도권매립지의 악취를 근절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당장 지난해 전국 공사ㆍ공단 기관장 평가에서 낙제 등급인 '미흡(D)'판정으로 경고를 받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 현 사장을 7월 재임용한 것만 봐도 그렇다. 수도권매립지의 악취를 장기간 마시면 폐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인천시보건환경연구원의 발표는 매우 충격적이다. 인천시민들은 요구하고 있다. 정부가 나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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