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은행 전환형펀드 대부분 원금손실

은행 전환형펀드 대부분 원금손실주가하락으로 10개중 7개 수모… 신뢰성 먹칠 혹시 지난해 단위신탁의 전환형펀드에 돈을 맡긴 고객중 은행을 믿고 한번도 수익률을 점검해보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십중 팔구 원금마저 까먹었을 가능성이 높다. 1,000만원을 맡겼다면 900만원 안팎이나 찾을 수 있을까. 이자(배당)는 고사하고 맡긴돈도 다 못찾는다면 아마도 거래은행을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치가 떨릴 것이다. 이러한 「손실펀드」가 하반기 은행 영업의 최대 고민거리로 부상했다. 특히 주식을 일정비율 운용하고 목표한 수익률에 도달하면 채권형으로 전환하기로한 「전환형 펀드」는 주가하락으로 은행들이 「공포」를 느낄 정도의 가혹한 손실이 발생한 상태. 이런상태로 만기가 돌아오면 은행들은 고객들의 항의와 비난을 감당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신용을 생명으로하는 은행업의 기본틀마저 무너져버릴 수 있는 위험한 지경에 몰릴수도 있다. 은행들은 가시방석에 앉은 채 주가상승을 기다리고 있지만 시장은 좀처럼 기대에 따라주지 않고 있다. 일부은행은 아예 자포자기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전환형펀드 10개중 7개는 원금손실=지난 7월말현재 만기가 돌아오지 않은 시중은행의 전환형 펀드는 60개 안팎. 놀랍게도 이중 40여개의 펀드가 수익을 내는 것은 고사하고 원금마저 잠식당한 상태. 손실이 난 이유는 물론 주가가 떨어진 때문이다. 전환형펀드는 위탁받은 자금의 30%까지 주식을 운용할 수 있다. 목표수익률을 정해놓고 달성하는 대로 주식을 내다팔아 안정적인 「채권형」으로 전환하는 운용방식. 단위형신탁의 다른 펀드들에 비해 유독 전환형에 손실이 큰 것은 이같은 펀드의 특성 때문. 가급적 목표수익에 빨리 도달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주식을 운용한 경우가 많다. 더욱이 전환형펀드는 시황이 나쁠 때 발매된 상품이 많다. 은행별로보면 7월말현재 신한은행이 운용중인 7개 전환형펀드가 모두 손실상태. 한빛·조흥은행 역시 각각 6개의 펀드가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은행마다 사정은 별 차이가 없다. 더욱 문제인 것은 손실규모가 만만치 않다는 점. 손실률이 10%를 넘어 기준가격이 800대(시초가 1,000)인 펀드도 부지기수다. ◇신탁영업 포기상태=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자 더이상 신탁영업을 하기가 어렵다고 하소연하는 은행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지난달과 이달 손실펀드 만기가 도래한 몇몇은행은 고객들의 항의전화에 시달리느라 일을 제대로 못할 정도. 더욱 큰 문제는 한번 잃어버린 고객의 신뢰를 되찾기 어렵다는 점. 이미 대우채 파동으로 은행신탁과 투자신탁을 불신하기 시작한 고객들은 줄을 잇는 손실펀드로 인해 아예 신탁상품에 등을 질 가능성이 높다. 이쯤되면 아무리 열심히 마케팅에 나서도 원리금을 보장하지 않는 한 신탁을 기피하게 될 수 밖에 없다는 것. ◇수수료를 다 받아야 하나=원금마저 못찾는 고객입장에서는 돈을 떼인것도 억울한데 운용수수료(신탁보수)까지 은행에 내야한다는 사실을 알고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은행들은 관련 규정에 의해 손실펀드에서도 수수료를 떼야한다. 꺼림직하지만 금융당국이 강제하는 일이어서 거스를 수 없다. 그러나 이처럼 손실펀드가 발생하면서 신탁보수 체계가 「성과보수」중심이 돼야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수익을 많이 내면 보수를 많이 떼고, 적게내면 그만큼 수수료를 적게 받아야한다는 것. 손실을 낸 펀드라고 수수료를 아예 안받을 수는 없지만 최소한의 관리비용만 정산하는게 합리적이라는 지적이다. 성화용기자SHY@SED.CO.KR 입력시간 2000/08/06 16:28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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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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