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구덩이에 숨어있다 발각되자 "쏘지마라" 외쳐


“쏘지 마라, 쏘지 마라” 40여 년이 넘도록 리비아를 철권통치 해온 독재자의 마지막 모습은 초라했다. 카다피는 최후 거점이자 고향인 시르테에서 양쪽 다리에 총상을 입은 채 생포됐다가 앰뷸런스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지던 중 숨을 거뒀다. 카다피는 이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의 공습을 피해 달아나는 과정에서 과도정부군에 발각됐다. 발각 당시 그는 구덩이에 숨어있었으며 반군이 총부리를 겨누자 “쏘지 마라”를 수 차례 외쳤다. 당시 혼자 있었으며 카키색 복장에 머리에는 터번을 두르고 있었다. 카다피는 앞서 자신의 친위부대를 이끌고 과도 정부군과 수시간 동안 치열한 교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도정부군은 시르테에서 약 700㎡의 주거 지역에 카다피군을 몰아넣고 포위 공격을 했다. 그러나 카다피 친위부대의 저항도 만만치 않았다. 친위부대는 지난 8월 수도 트리폴리가 함락되고 나서도 바니 왈리드, 시르테 등 몇 개 도시에서 격렬한 저항을 계속해왔다. 특히 카다피는 모습을 감춘 채 수하들을 통해 ‘결사 항전’ 하겠다는 의사를 꾸준히 내보냈다. 때문에 그가 리비아에 있는지 아니면 외국으로 도주했는지 여부를 놓고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으며, 일부 가족과 측근이 외국으로 피신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카다피의 소재에 대한 의혹은 증폭돼 왔다. 그러나 이날 과도정부군은 최후 거점이었던 시르테를 완전히 장악했고, 카다피군을 태운 차량 40여대는 시르테 서쪽으로 도주했다. 미처 도망가지 못한 카다피는 결국 과도정부군에 잡혀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 과도정부군 소속 병사들은 시내 중심부에 모여들어 ‘알라는 위대하다’고 외치며 환호했고 승리를 자축하는 자동차 경적이 곳곳에서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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