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4월 15일] 은행세 도입 문제 충분한 검토 필요

미국을 포함한 일부 선진국을 중심으로 은행세 도입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이를 도입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어 주목된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답변에서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은행세를 도입하는 문제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세계금융안전보고서에서 대형 금융기관이 금융시장 안정성을 위협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은행세' 부과를 고려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은행세란 부실 금융사에 들어간 막대한 공적자금을 회수하거나 언제 재발할지 모르는 금융위기에 대비하기 위한 기금조성을 목적으로 은행 등 금융사를 대상으로 걷는 목적세이다. 1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금융위기 책임수수료'를 총자산 500억달러 이상인 50여개 금융사의 비예금 금융채무에 대해 0.15% 정도 물리는 방안을 발표하면서 논의가 구체화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 아울러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 차원에서 오는 11월로 예정된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의 핵심 의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 집중논의를 거쳐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국제적 합의가 도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은행세 도입 효과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으나 전반적으로 실보다 득이 많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선 금융위기를 초래한 원인제공자에게 부담을 지워 일정 책임을 지도록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사실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각국은 천문학적인 공적자금을 쏟아 부어 금융사를 살려놓았으나 일부 금융사들은 위기에서 벗어나자마자 보너스 잔치를 벌이는 등 도덕적 해이에 빠져 지탄을 받기도 했다. 문제가 생겼을 때 이해관계자가 부담을 지도록 하는 은행세는 국민 부담을 줄이는 것은 물론 금융사들의 도덕적 해이도 차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반대로 기금을 만들어두면 은행들이 이를 믿고 오히려 더 위험한 투자에 나서는 또 다른 도덕적 해이를 부추길 우려가 있고 퇴출돼야 할 금융사의 구조조정에 장애요인이 될 수 있다. 또 금융업계에 추가적인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이 같은 장단점에 대한 충분한 논의와 검토를 거쳐 우리 실정에 맞는 방향에서 은행세 도입 방안이 마련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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