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한진해운 선박 피랍 모면] 선원들 신속한 대피가 화 막았다

■ 한진톈진호 소말리아서 피랍 가능성<br>국적선사 대형 컨테이너선 습격 이례적<br>정부, 최영함 현지 급파 정보 입수 총력

김운용 합동참모본부 민군심리전차장이 21일 밤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될 뻔했던 한진톈진호의 조치 결과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배우한기자


파나마 선적 7만5,000톤급 한진톈진호의 피랍 여부를 놓고 정부와 한진해운은 21일 내내 사태파악에 총력을 기울였다. 특히 인도양을 항해하다 이날 새벽 통신이 두절된 한진톈진호의 위치가 소말리아 해적들이 자주 출몰하는 아덴만 근처인데다 해적들로부터 공격을 받았다는 정보까지 나돌면서 긴장감은 극도에 달했다. 무엇보다 정부는 한진톈진호 피랍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정보를 입수하는 데 애를 먹었다. 통신 두절 직후 한진톈진호가 움직이지 않아 정상적인 피랍상황과는 다르다는 점에서 피랍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웠던 것. 또 그동안 소말리아 해적들의 표적이 돼온 선박은 비교적 속도가 느리고 크기가 작은 벌크선이었으나 이번 한진톈진호는 최첨단 대형 컨테이너선이라는 점에서 정부와 한진해운은 당황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선원들 안전한가=무엇보다 선원들의 안전이 최대 관심사다. 일각에서는 선원들이 선박 내 피난처로 대피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진톈진호에는 위급상황에 대비한 '시타델(Citadel)'이라는 피난처가 있고 연락 두절 후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 대피의 근거라는 것이다. 설사 선원 모두가 대피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컨테이너선은 일반 화물선과 달리 내부 구조가 복잡하고 몸을 숨길 수 있는 공간이 많다는 점에서 선원들은 안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진해운의 한 관계자는 "선원들이 일단 매뉴얼대로 행동한 것으로 보인다"며 "선박 통신장비는 신호는 가지만 선박에서 받지 않는 상태"라고 말했다. 또 정부 관계자는 "시타델에는 통신장치가 있지만 먼 지역까지는 교신이 안 된다"며 "(인근 해역에서 임무를 수행하던) 최영함을 사고 해역으로 급파한 만큼 조만간 상황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부는 소말리아 해역을 항해하는 다른 나라 군함에도 시타델과 교신할 수 있는 지점으로 가서 상황을 파악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정보 입수에 총력=앞서 청와대는 사건 접수 후 관련 내용을 곧바로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상황 파악과 대책 마련을 위한 긴급 회의를 소집했다. 외교부도 긴급 내부 대책반을 구성하고 사태 파악에 주력했다. 또 정부는 곧바로 청해부대 최영함(4,500톤급)을 현지에 급파했다. 한진해운도 자사 선박이 해적들의 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자 비상대책상황실을 가동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하지만 관련 내용에 대해 정부는 극도로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선박에 한국인 선원 14명과 인도네시아 선원 6명이 승선해 있는 만큼 이들의 안전을 위해서는 기본적 사실 확인이 가장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조병제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피랍된 상태로 추정한다"고 밝힌 뒤 추가 언급을 하지 않았으며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도 "상황이 유동적이고 예민하기 때문에 군사작전이나 기타 다른 것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말한 뒤 입을 다물었다. 다만 한진해운 관계자는 "MSCㆍ짐라인 등 해외 선사들의 컨테이너선이 해적의 공격을 받았다는 얘기는 몇 차례 들어봤지만 국적 선사의 컨테이너선이 습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와 한진해운은 상정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대응 방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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