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공백·부동표 영향/전통적 3각대결구조 붕괴/이인제·이한동·박찬종씨 관심「일여 다야 구도의 대선판도.」
조순 서울시장이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 연말 대선 판도에 변화가 불가피해지면서 여야 정치권은 조시장에 이은 제 5후보의 출마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신한국당이 당직개편과 대선기획단 발족 등으로 대선 체제 개편에 나서고 있지만 후보 경선 낙선자들 사이의 감정의 앙금이 깨끗이 지워지지 않는데다 조시장이 가세했음에도 불구, 전체 유권자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영남권 후보가 없는 공백 상태이기 때문이다.
여기다 올 대선판도는 전통적인 3각체제등 정당대결구조를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대선 예비 주자들이 부동표를 흡수, 기존 판도를 뒤집을 수 있다는 의지를 여러 곳에서 표출하고 있다.
특히 최근 출마선언을 한 조시장의 지지율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20%대 전후로 나타나 기존 3당후보들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도 제 5후보 출마 가능성을 높이는 재료다.
정치권에서는 신한국당 경선 낙선자들이 제5후보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다.
그동안 이회창 대표 당선을 위한 전폭지지와 독자출마 가능성사이에서 애매한 행보를 거듭해온 이인제경기지사는 집단지도체제등 대권과 당권을 분리하는 것을 요체로 하는 당 개혁안을 15일중으로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지사가 경선기간 내내 주장해온 것이지만 당이 전반적으로 대선체제로 전환하는 현 시점에서 이런 카드를 내놓은 것은 결국 독자출마를 위한 명분축적용이 아니냐는 의심을 낳고 있다. 물론 신한국당 지도부는 『현 시점에서 당체제 개편은 거론할 수 없다』고 쐐기를 박고 있다.
여기에 이한동 고문도 잠재적인 대선후보군에 포함돼 있다. 이고문은 평소 자민련 김종필 총재와의 정치적 교감을 나누고 있는 사이인데다 최근 안양만안 보선에서 자파 계열의 김일주씨를 자민련 후보로 나서게 하는데 적극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자민련과 TK(대구·경북)지역의 박태준 의원 등이 연대한 보수대연합구도하에서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 경선기간 후보를 사퇴한 박찬종 고문도 독자출마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경선과정에서 이대표와의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태에다 기존 3강은 물론 조시장, 이지사, 이한동 의원 등이 모두 뛰어들더라도 이들이 모두 비영남권 후보라는 점에서 전체 유권자의 3분의 1에 달하는 영남표를 잡을 수 있다는 계산에 바탕을 둔 것이다.
하지만 신한국당의 예비 후보 3인방이 탈당, 독자후보 출마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경선과정에서 「경선결과의 승복」등을 공개적으로 약속했기때문에 독자출마를 위한 명분이 없고 대선이 4개월도 안남은 과정에서 신당창당의 현실적 한계 등이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또 자민련내의 TK맹주를 자처하고 있는 자민련 박철언 부총재는 대선출마설에 대해 일단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지만 야권후보 단일화과정을 지켜본후 10월초 최종결정을 내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뜩이나 대선후보권에서 TK후보가 배제되었다는 지역감정과 결합할 경우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대선이 지난 13, 14대 대선에 비해 전혀 다른 형태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제5후보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하한 정국이 끝나는 9, 10월께 기존의 4후보와 전혀 다른 새로운 후보의 독자출마설로 정가가 한 차례 홍역을 치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온종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