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구속기준 지역마다 달라요

청주지법 농번기 때 농민에 영장발부 신중<br>인천지법 불법조법 외국어부 구속원칙<br>춘천지법 개발붐 편승 산림훼손 땐 영장

‘지역마다 처벌기준 달라요(?)’ 법원이 사법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구속기준을 공개하고 형평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각 지방법원별로 특정 사건에 대해 유연하거나 혹은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겠다고 잇달아 공표해 눈길을 끌고있다. 각 지방마다 특산품이 있는 것처럼 각 법원도 지역 경제상황이나 생활환경에 맞춰 구속기준을 정하고 있는 것이다. 청주지법은 내륙지방인 만큼 농번기에 농민들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신중을 기하기로 했다. 하지만 중국산 농산물을 국산으로 속여 파는 범죄에 대해선 생산농가의 고품질 농산물 이미지를 훼손시킬 우려가 크다고 판단되면 가급적 구속한다는 방침이다. 면 단위의 시골지역에서 발생한 무면허 운전이나 교통사고 사건은 인도와 차도의 구분이 애매한 사정 등을 감안해 가급적 구속하지 않을 예정이다. 전주지법은 농촌에서 차량을 이용한 소 등 가축절도사건이 종종 발생되고 있어 농민보호차원에서 원칙적으로 이들 절도범에 구속영장을 발부할 방침이다. 또한 법조브로커 사범에 대해서는 구속영장발부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인천지법은 인천국제공항과 서해안 지역을 관내에 둔 지역특성상 여권 위ㆍ변조, 배타적 경제수역 침범 불법조업 사건, 밀수사건에 대해 명확한 발부원칙을 마련해 일정 기준을 넘기는 자는 전원 구속할 계획이다. 특히 국내 농민들의 생존권을 보호하기 위해 꽃게잡이 철에 배타적 경제수역을 침범해 불법조업을 하는 외국어부들에 대해서는 구속을 원칙으로 할 계획이다. 의정부지법은 경기 북동부 지역의 공장, 식당 등에 취업한 외국인이 많은 점을 감안해 불법체류 외국인과 위장결혼으로 입국한 외국인의 경우 도주 우려가 높은 것으로 판단, 구속을 원칙으로 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춘천지법은 강원도 특유의 산림자원 보호와 관광산업 육성 계획에 따라 개발붐에 편승해 산림 등을 훼손할 경우 구속영장을 발부키로 했다. 또한 승인구역 외의 어로행위에 대해서도 의도적인 행위라고 판단될 경우 구속영장을 발부할 방침이다. 지역적 특색과 별도로 특정 유형의 사건에 지방법원 재량의 구속기준을 마련하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청주지법은 마약류 단순 투약자의 경우 실제 재판에서 높은 형량이 예상되지 않는데도 묵비권으로 일관하면 구속시킬 수 있다는 원칙을 정했다. 마약범죄는 마약공급 및 모집책을 발본색원하는 게 중요한데 단순 투약자라도 마약 수사에 비협조적일 경우 사실상 공범의 도피를 돕는 등 폐해가 크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발부키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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