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증권사의 중국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각각 1,000만원을 투자하고 있는 회사원 김모씨와 이모씨는 투자기간 중 추종지수가 10% 상승해 각각 200만원의 수익을 얻었다. 하지만 매도 후 실제 김씨와 이씨의 손에 쥔 이익은 달랐다. 김씨의 세금을 제외한 실질 수익률은 18.5%로 184만원 수익이 들어왔지만 이씨는 세금을 떼고 나니 16.9%의 수익률로 169만원의 세후 이익을 냈다. 이씨가 투자한 ETF는 평가 이익 20%에 대한 15.4%의 세금이 발생하지만 김씨가 투자한 ETF는 스와프를 통해 과세 기준을 낮췄기 때문이다.
절세가 저성장·저금리 시대에 중요한 투자 덕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씨와 이씨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비슷한 수익률에도 불구하고 세후 수익률은 큰 차이가 난다. 저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세금을 한 푼이라도 아껴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세제혜택 상품을 찾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세제혜택이 많은 연금저축계좌 잔액이 최근 크게 증가했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지난해 말 995억원이었던 연금저축계좌 잔액은 지난 8월말 3,451억원까지 늘었다. 올 들어 무려 3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한국투자증권도 지난 8월 말 2,019억원으로 연초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최철식 미래에셋증권 WM강남파이낸스센터 부장은 "연금저축계좌를 통해 해외펀드에 투자하면 가입기간 동안 매년 발생하는 15.4%의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과세이연 효과가 있다"며 "연금저축계좌는 1인당 연간 1,80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고 이 중 연 400만원까지 세액공제가 된다"고 설명했다. 최 부장은 이어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 명의의 연금저축계좌를 만들어 자금을 분산해 투자하면 세액공제 규모는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연금저축계좌는 지난 2010년 이후 해외 주식매매 차익이 과세 대상으로 바뀌면서 금융소득종합과세 부담으로 해외주식형 펀드를 기피했던 자산가들을 끌어들이는 데 한몫을 하고 있다.
최근 증시에 상장된 '한화ARIRANG합성-HSCEI레버리지상장지수(주식-파생)(H)'도 관심을 끈다. 이 ETF는 스와프를 통해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수익률과 코스피200 수익률을 교환해 과세 기준값 변동성을 낮춰 비과세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1,000만원을 투자했을 경우 비과세 범위 확대로 경쟁 상품 대비 2~3% 이상의 높은 수익률을 보장한다.
사봉하 한화자산운용 ETF 파트장은 "변동성이 높은 중국 레버리지ETF의 경우 단기투자를 통한 '금리+알파' 획득이 목적이기 때문에 비용축소 및 절세가 성공투자의 왕도"라며 "중국 레버리지ETF 선택시 세금 측면에서 유리한 구조를 갖고 있어 절세가 가능한 상품을 찾는 것이 저금리 시대에 바람직한 투자 대안"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비과세 혜택이 내년까지 연장된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에도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이 상품에서 발생하는 금융소득도 분리과세 적용을 받기 때문에 금융소득종합과세에 해당하는 자산가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3월 첫 출시된 지 5개월 만에 설정액이 1조원을 돌파했고 8월 말 기준 설정액이 1조2,700억원을 넘어서며 절세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