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에 잡힌 매혹적인 순간들…
여름화랑가 대가들 사진전 잇달아-'사진예술…''앗제의 파리' 展등 5개 화랑
카르티에 브레송의 'Hyeres'
현대 사진예술의 미술시장에서의 위상을 높이고 사진의 소장가치와 경제적 가치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매혹적인 사진작품 전시회가 여름 화랑가를 휩쓸고 있다.
사진은 현대미술에서 다양한 표현 가능성과 시각의 확장을 통해 단순한 기록의 매체가 아닌 새 현대미술의 요체로서 급부상하고 있다. 즉, 사진작품이 ‘카메라 렌즈를 통한 새로운 차원의 창조적 예술품’으로 인정 받으면서 사진 작품들의 거래도 활발해지고 가격도 치솟고 있는 추세다.
국내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사진작가 작품전의 경우 오픈 하자마자 대부분의 작품이 팔리는 등 국내 관람객들의 반응 역시 뜨겁다. 김영섭 사진화랑의 김영섭 대표는 “사진작품 보급을 위해 적정한 가격을 책정했던 것이 작품판매를 활성화 시켰다”고 말했다.
가나아트의 이옥경 대표도 “해외에 나가면 사진작품 시장규모가 급속도로 확산되는 것을 바로 느낄 수 있다“면서 “국내의 경우는 이제 막 시작단계로 좋은 사진을 추천해달라는 콜렉터들이 생기고 있을 뿐 아니라 국내 사진작가 작품의 거래도 시작돼 해를 거듭할수록 시장규모는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예술 Art in Photography’ =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갤러리가 독자적 사진예술의 영역을 확보하고 있는 대표 사진작가 9명의 최신작을 통해 현대 사진예술의 현재와 다양한 면모를 짚어보는 전시로 올해로 네번째를 맞는 포토페스티벌. 작가는 아타ㆍ 베른트 & 힐라 베허 부부ㆍ빅 뮤니츠ㆍ토마스 슈트르트ㆍ히로시 수기모토ㆍ칸디다 회퍼 등 해외 6명과 정재규ㆍ 고명근ㆍ이정진 등 국내 3명. 이들의 작품 70여점이 선보인다.
토마스 슈트르트의 ‘파라다이스’ 시리즈는 이미 소더비나크리스티와 같은 세계적인 경매회사를 비롯해 해외 미술시장에서 점 당 10만 달러를 넘는다. 그가 최근 중국, 일본, 호주, 브라질을 돌며 열대 야자수와 아시아의 대나무 등 이국적 식물이 가득한 자연을 찍은 ‘파라다이스’연작은 가로 3m, 세로 2m가 넘는 대작이다. 전시는 29일부터 8월29일까지. 720-1020
▦‘앗제의 파리’전 = 서울종로구 관훈동 김영섭사진화랑이 개관 1주년 기념으로 마련된 전시. ‘사진의 구약성경’ ‘현대사진의 교과서’로 불리는 프랑스의 사진작가 으젠느 앗제(1856~1927)의 작품이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자리다.
1890년대 파리 모습을 기록한 그의 초기작들로 앗제가 직접 인화한 빈티지 프린트 7점과 배러니스 애보트가 프린트한 사진 한 점, 피에르 가르스망이 프랑스 국립기록보관소의 의뢰를 받아 인화한 사진 50점, 보급판 사진 3점을 포함한 60점이 소개된다.
빈티지를 제외한 모든 작품들이 140만원 균일가로 판매되는데 지난 4일 개막 1주일 사이에 50여점이 다 팔렸다. 일부작품은 여러 사람이 사겠다는 주문이 쏟아져 화랑측은 10월 사진전문경매를 열 예정이다. 전시는 8월5일까지. (02)733-6331
▦피에르 부르디외 사진전 = 프랑스 출신의 사회학자이자 철학자인 피에르 부르디외(1930~2002)가 바라본 알제리 이미지의 사진작품을 종로구 통의동 대림미술관에서 7월18일까지 선보인다.
부르디외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계급성향을 탁월하게 분석한 사회학자일 뿐 아니라 교육 미디어 문학 미술 패션 등 문화 전반에 관해 사회학적으로 분석한 철학자로도 잘 알려진 프랑스 석학이다. 그가 1958년부터 1960년까지 군복무를 위해 프랑스 식민지인 알제리에 머물면서 목격한 피압박민족의 참상을 담은 150점을 공개한다. (02)720-0667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결정적 순간’전 = 20세기 사진사에 전설로 불리는 프랑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96) 사진들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 갤러리 뤼미에르 25일부터 8월6일까지.
브레송은 1952년 사진집 ‘결정적 순간’을 통해 세계적 작가로 뜬 인물. 30년대 아프리카 여행을 하면서 처음 사진을 찍었고, 그 후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을 여행하며 사진제작을 했다.
그는 사진집 ‘결정적 순간’을 내기 5년 전에 로버트 카파, 데이비드 시모어, 조지 로저 등과 함께 사진통신사 ‘매그넘’을 결성하며 보도사진 쪽에서도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모두 13점을 선보인다. 8월6일까지. (02)517-2134
▦김영신개인전 = ‘전쟁’이라는 주제를 여성성과 대비하여 전개하는 독특한 시각의 사진전이다. 사진을 가르치는 일에 전념하던 김영신작가의 첫번째 전시회로 잠실 한미 사진미술관에서 지난 12일 개막해 7월24일까지 계속된다. (02)418-1315
입력시간 : 2004-06-27 1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