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관객들 '문화 프로슈머' 로 거듭나다

관객들 '문화 프로슈머' 로 거듭나다

# 지휘대도, 보면대도 없는 '하트 시각장애인 체임버 오케스트라'는 27일 미국 뉴욕 카네기홀 무대에 선다. 이번 공연에는 총 94명이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으로 십시일반 모은 513만 5,364원의 기부금도 한 몫 했다. # 미국의 1인 밴드 '아울시티(Owl city)'는 지난 24일 서울 광장동에서 열린 내한 공연에서 "관객 여러분 대단합니다!(You guys are amazing)"를 연발했다. 관객들이 미리 준비해온 금박종이와 비행기를 그의 노래 가사에 맞춰 던지면서 호응했기 때문이다. 관객들은 더 이상 준비해 놓은 공연을 그저 바라보기만 하는 객체가 아니다. 공연 제작비를 투자하고 공연 중에는 이벤트를 준비하는 등 공연의 시작부터 끝까지 직접 참여하며 함께 즐기기를 원한다. 관객들이 '문화 프로슈머(prosumer)'로 활약하며 공연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티끌모아 공연… '크라우드 펀딩'=제작비 가뭄에 시달리는 문화 예술계에 '크라우드 펀딩'은 새로운 문화로 부상하고 있다. 제작비가 필요한 프로젝트를 소개하면 관객이 투자 형식으로 돈을 기부하거나 그에 따른 보상을 받는 식으로 모금하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사이트인 미국의 '킥스타터'는 월 모금액이 50억원을 넘는다. 국내에서도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만든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를 통해 지난 5월 이원국 발레단의 '돈키호테'가 500만원의 의상비를 기부받은 것을 시작으로 행복나무 오케스트라, 서울발레시어터가 각각 1,000만원의 투자 자금을 받았고 지난 20일에는 하트 시각장애인 체임버 오케스트라가 500만원을 기부받았다. 5만원 미만 기부자는 프로그램북 기부명단에 기재되고 5만원 이상 기부한 이들은 오는 12월 16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이들의 공연 티켓 2장을 받는다. 자신이 관심 있는 공연 제작에 일조하고 경우에 따라 수익금도 분배받는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는 최근 늘어나는 추세로 인디 뮤지션만 후원하는 '콘크리트', 영화 등 엔터테인먼트에 주력하는 '엔클코리아' 등이 생겨났다. 인디 뮤지션 박솔에게 269만원, 차가운 체리에겐 345만원이 모여 모금액 별로 앨범이나 공연 티켓을 받게 된다. ◇해외 아티스트들,"한국 공연이 최고"… 공연 즐기는 관객들="'Dreams don't turn to dust'에서 'dust'가 나올 때마다 금박종이를 총 8번 위로 던져주세요" 공연 기획사의 당부가 아니다. 24일 내한한 미국의 뮤지션 '아울시티' 공연을 찾은 팬클럽 '아울시티즌'이 자비로 준비한 이벤트다. 덕분에 이날 '아울시티'는 '어메이징!'을 연발하며 흡족해했다. 지난 9월 열린 팝가수 미카의 콘서트에는 팬들이 날린 두루마리 휴지로 공연장이 하얗게 뒤덮였고 지난 5월 '마룬파이브' 공연에도 1만 여 관객이 날린 종이 비행기가 체조경기장을 가로질렀다. 이처럼 해외 아티스트 공연에 관객들이 직접 이벤트를 준비하는 트렌드가 최근 2~3년새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공연계 관계자는 "록 페스티벌이나 해외 아티스트들 방한으로 공연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관객들이 직접 공연에 참여해 즐기고자 하는 욕구도 커지고 있다"며 "관객들의 참여는 해외 아티스트들의 재방한을 이끌어내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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