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팡 돌풍 뛰어넘을 엄청난 게임들
모바일 게임, 퍼즐 지고 액션 뜬다기존 애니팡·캔디팡 인기 시들다함께 차차차 등 접속 급증세시장 주도권도 대형사로 이동
이지성기자 engine@sed.co.kr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국민게임으로 불리던 애니팡 등 퍼즐게임이 시들해지고 격투ㆍ슈팅 게임과 같은 액션게임이 주류로 부상했다.
15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액션게임 인기 몰이의 선두 주자는 CJ E&M 넷마블이 지난해 말 선보인 '다함께 차차차'. 출시 1주일 만에 구글 플레이의 게임 순위에서 인기도와 매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아직 애플 앱스토어에 출시되지 않았다는 점과 앞서 나온 '애니팡'과 '드래곤 플라이트'가 매출 1위를 기록하는 데 각각 23일과 17일이 걸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폭발적인 반응이라는 평가다. 이미 누적 다운로드 800만건을 넘어섰고 이르면 이번주내 1,000만건을 돌파할 전망이다.
엔씨소프트의 모바일 게임 자회사 핫독스튜디오가 지난해 11월 내놓은 '모두의 게임'도 최근 누적 다운로드 1,000만건을 넘어섰다. 이 게임은 하나의 게임 내에 다양한 미니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구성하고 고객이 직접 콘텐츠 업데이트에 참여하는 기능을 채택해 기존 게임과 차별화를 꾀했다. 퍼즐게임과 액션게임을 함께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인기 비결로 꼽힌다.
넥스트플로어가 작년 7월 선보인 드래곤 플라이트도 꾸준히 일 평균 매출 10억원 이상을 기록하며 인기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신규 가입자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지만 전체 가입자가 1,500만명에 육박하면서 매출이 일정 수준 이상 유지되고 있는 덕분이다.
액션게임은 신규 가입자 규모에서도 기존 퍼즐게임을 압도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랭키닷컴이 카카오톡 게임하기를 통해 출시된 모바일 게임의 주간 신규 가입자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애니팡은 지난해 9월 첫째주에 최대 284만명을 기록한 후 둘째주 246만명, 셋째주 186만명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다함께 차차차는 1월 첫째주에 514만명을 신규 고객으로 끌어 모았고, 드래곤 플라이트는 10월 둘째주 최대 414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액션게임의 파급력이 퍼즐게임보다 강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신규 게임 순위에서도 액션게임의 선전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8월까지만 해도 카카오톡의 모바일 게임 순위에서는 애니팡, 캔디팡, 퍼즐 주주, 사천성 등의 퍼즐게임이 인기 순위 상위권을 차지했지만 같은 해 10월부터는 드래곤 플라이트를 시작으로 모두의 게임, 카트라이더, 컴투스 홈런왕, 터치 파이터 등 액션게임이 선두권을 휩쓸고 있다.
액션게임이 인기를 모으면서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 판도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애니팡이 인기를 모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중소 개발사의 선전이 두드러졌지만 최근 들어 넷마블, 엔씨소프트, 위메이드를 비롯해 컴투스, 게임빌 등 기존 게임업체의 점유율이 가파른 상승세다. 이들 업체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접목한 소셜게임과 온라인 게임을 모바일로 옮긴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도 속속 선보일 예정이어서 기존 온라인 게임에 이어 모바일 게임에서도 대형 게임사의 영향력이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모바일 게임시장을 보면 단순한 구성으로 아기자기한 재미를 제공하던 퍼즐게임 인기가 가라앉고 영상미와 몰입도를 강조한 액션게임이 주류로 부상하고 있는 추세"라며 "액션게임 대부분이 막강한 자본력과 인력을 갖춘 대형 업체를 통해 출시되면서 올해부터는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이 대형사 위주로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