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정부·기업 효율성 저조국가 경쟁력의 개념은 다양하게 설정되고 있으나 보편적으로 ‘한 국가가 세계 속에서 양적ㆍ질적 발전을 지속적으로 이룰 수 있는 능력’으로 정의할 수 있다.
한정된 국가간 거래에 의존하던 국제화 시대에는 생산요소 조건에 기초한 상품의 수출경쟁력이 국가경쟁력을 좌우했으나 국가간 장벽이 허물어진 세계화 시대에는 정부, 기업, 개인 등 개별 경제주체가 보유하는 경쟁력의 총화에 의해 국가경쟁력이 결정된다.
◇한국의 국가경쟁력 추락
세계적인 국가경쟁력 평가기관들의 분석에 따르면 한국의 국가경쟁력은 경쟁국들에 비해 크게 뒤떨어진 것으로 나타난다.
국가경쟁력 평가에 있어서 일반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IMD는 49개국을 대상으로 경제적 성과, 정부 효율성, 기업 효율성, 인프라 등 4개 부문의 286개 항목을 기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IMD 평가에서 한국은 올해 28위를 차지해 경쟁국인 싱가포르(2위), 홍콩(6위), 대만(18위), 일본(26위)에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95년에 26위까지 상승했으나 IMF 외환위기 이후 99년에는 41위까지 하락했고, 그 이후 상승세를 유지해 오고 있으나 여전히 20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낮은 국가경쟁력 수준은 일본경제연구센터의 경쟁력 평가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31개 국가를 대상으로 평가한 잠재적 경제경쟁력에서 95∼98년에 한국의 잠재적 경제 경쟁력 순위는 23위로, IMD 평가와 마찬가지로 싱가포르(2위), 홍콩(5위), 일본(16위), 대만(19위) 등에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국제개발기구인 UNDP에서는 인간개발지수를 통해 교육, 복지 수준 등을 종합한 국가발전정도를 평가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처음으로 국가별 기술발전도를 보여주는 기술발전지수를 포함하여 발표했다.
우리나라의 올해 인간개발지수 순위는 27위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일본(9위), 홍콩(24위), 싱가포르(26위) 등에 비해 저조한 수준이다.
◇사회 전반의 효율성 저조가 국가 경쟁력 약화의 근본 원인
한국의 국가경쟁력이 저조한 이유는 경제 사회 전반의 효율성이 크게 뒤떨어져 있는데 있다.
IMD 경쟁력 분석의 부문별 순위를 보면, 경제적 성과는 높은 반면, 인프라, 및 정부·기업 효율성이 크게 뒤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인프라, 정부ㆍ기업의 효율성 등이 국가 경쟁력 향상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미시간대의 CIBER(Center for International Business Education and Research) 지수를 경쟁국인 싱가포르와 비교해도, 시장 규모와 같은 양적 기반은 양국간 큰 차이가 없지만, 시장개방도와 국가안정성과 같은 질적 기반에서 한국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