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중국 명문장가 10인 파란만장한 삶

■고전이 된 삶<br>이나미 리쓰코 지음, 메멘토 펴냄


"인생은 나그네 같으니 어찌 즐기지 않으랴?"

시인 소동파(1037∼1101)가 남긴 말이다. 그는 서예·그림·건축에서부터 음식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예술과 취미에 통달하고 삶을 즐긴 달인이었다. 관료들의 격렬한 파벌 투쟁에 말려들어 세 차례나 혹독한 귀양 생활을 하지만 역경에 처할수록 그는 낙천적 태도로 생의 활력을 불태웠다. 시의 대중화가 진행된 원나라 말기, 글을 팔아 생계를 꾸려간 직업 문인의 시초가 있다. 양유정(1296∼1370)이다. 전통 중국 남성으로서는 드물게 여성숭배의 감각을 지닌 사람으로 사대부 지식인 계층의 여성이나 여자 예인과 기녀 등 화류계 여성에게도 존경과 사랑을 받았던 인물이다. 선정적이고도 아름다우면서 대담한 시풍, 쾌락주의적 생활태도를 지녔기에 '문요'(文妖ㆍ요사한 문인)로 불리기도 했다.


중국 문학 전문가인 저자는 소동파나 양유정처럼 전한 시대부터 청까지 중국 역사에서 문장가로 이름을 떨친 10인의 삶을 폭넓게 살핀다. 궁형(거세)이라는 굴욕적 형벌을 참아내고 역사서 '사기'를 집필한 사마천, 남북조 말기 난세에 살아남아 '안씨가훈'을 남긴 안지추, 유교 사회 통념을 뒤엎은 연애극 걸작 '모란정환혼기'를 써낸 탕현조 등 중국 문화사 2,000년을 이끈 명문장가 10인의 삶이 펼쳐진다. 저자는 ▦위기를 살아간 문인 ▦쾌락을 추구한 문인 ▦이야기 세계의 창조자 등 문장가 10명을 크게 세 부류로 나눠 서술했다. 문장가들의 파란만장한 생애와 주요 작품 원문을 함께 소개하는 만큼 따뜻한 봄날 읽는 맛을 더한다. 2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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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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