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몸집 39배 커졌지만 거래 쏠림현상 심각

2종목 거래대금이 70% 차지<br>기관참여 확대·상품 다양화를

국내에서 상장지수펀드(ETF)가 출범한 지 10년이 되면서 양적으로는 급성장을 이뤘지만 거래편중 등 해결해야 할 문제점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증시에 상장된 129개 ETF 종목 가운데 단 2개 종목의 거래대금이 전체의 70%에 달하는 등 심각한 거래편중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ETF시장이 질적 성장을 이루려면 기관 참여를 확대하고 상품구조를 다양화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일 현재 국내증시에 상장된 ETF는 총 129개로 순자산 규모는 13조3,690억원에 달한다. 이는 ETF 출범 첫해인 2002년의 순자산 규모(3,400억원)에 비해 39배나 늘어난 것이다.


문제는 ETF시장이 거래대금이나 순자산 모두에서 몇몇 종목 위주의 편중현상이 심하다는 점이다. 순자산 면에서는 불과 5개 종목이 전체 순자산 가운데 절반이 넘는 7조6,000억원을 차지하는 기형적 구조를 이루고 있다.

거래비중을 보면 이 같은 편식구조는 더 심하다. 최근 한달간 ETF시장의 거래대금은 11조9,000억원인데 코덱스(KODEX) 레버리지와 인버스 두 개 종목의 거래대금 합계가 무려 8조원에 달했다. 단 2개 종목의 거래대금이 전체의 68%를 차지한 것이다. 거래비중이 전체 시장의 1%를 넘는 종목 수도 5개에 불과했다.


특히 레버리지 상품의 거래대금 증가는 가히 폭발적이다. 지난해 초만 해도 레버리지 ETF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300억~400억원에 그쳤지만 최근 10배 가까이 늘어나며 3,00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관련기사



당초 투자자들에게 낮은 비용으로 분산투자 수단을 제공하기 위해 도입된 ETF시장이 투기장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ETF시장이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성장을 하려면 기관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서정도 한국투신운용 상무는 "국내 ETF시장이 짧은 기간에 몸집을 급속히 불렸지만 일부 상품에만 거래가 집중된 상태여서 투자문화 측면에서는 아직 초보적인 단계"라며 "시장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키기 위해서는 퇴직연금의 투자를 유도하고 연기금의 ETF 투자를 가로막는 운용규정을 고쳐 기관의 참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영일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