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90%도 싫다

제6보(79~100)



흑79는 최선의 공격수였다. 우변을 지키겠다고 참고도1의 흑1로 두는 것은 졸렬한 착상이다. 백2 이하 8로 모양을 갖추면 알기 쉽게 안정되어 버린다. 백80 이하 85까지는 이렇게 되는 자리. 아직 백대마는 한 눈도 없다. “확실하게 잡혔습니다.” 사이버오로 해설실의 김만수5단이 단언했지만 뤄시허는 조금도 낭패한 기색이 없었다. 백86을 보자 김만수5단이 껄껄 웃었다. “던지지 않을 바에는 그렇게 비벼 보는 수밖에 없겠지요.” 여기서 최철한은 10분의 시간을 썼다. 그가 지금까지 소비한 시간은 1시간 20분. 뤄시허는 겨우 40분. 흑87을 보고 박해진이 김만수5단에게 물었다. “최강의 응수라고 봐야 겠죠?” “최강은 아니에요. 꼬리를 살려주고 몸통만 잡겠다는 절충안입니다.” “최독사 답지 않게 절충안을 들고나오다니.” “하지만 이게 백으로서는 더 괴로워요. 몸통이 확실하게 잡히면 어차피 백이 모자라니까요.” “흑이 백의 꼬리까지 몽땅 다 잡자고 하는 수는 없나요?” “그게 불확실해요.” 다 잡자면 흑87로는 92의 자리에 가만히 늘어두어야 한다. 물론 그것으로도 백대마가 90퍼센트는 사망이다. 최철한은 90퍼센트의 유쾌한 사냥을 택하지 않고 100퍼센트의 절충안을 선택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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