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이라고 하면 과거에는 TV만 떠올렸다. 그러나 새로운 미디어의 출현으로 방송은 중요한 서비스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기술(IT)과 결합돼 산업적인 측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방송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고 있는 반면 관련 제도와 정책은 뒷걸음질치고 있다.
그 이유를 파고들면 ‘공익’이라는 모호한 개념 때문이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공익을 내세운 방송사업자는 계속되는 지원으로 손쉽게 사업을 확장하고 있지만 그 이외의 방송사업자는 초기 재송신 지연으로 인한 시장안착의 어려움과 차별적 규제 때문에 서비스 활성화가 갈수록 요원해지는 실정이다.
지상파DMB는 350만대 이상의 단말기가 보급됐으며 오는 5월 지역 서비스도 앞두고 있어 그 경쟁력은 위성DMB를 압도한다.
위성DMB는 현재 가입자 수가 113만명 정도로 무료 서비스인 지상파DMB와의 경쟁을 위한 3,500억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와 2,000억원 규모의 누적 적자 등 어려운 상황에 봉착해 있다. 이는 지상파DMB를 제공하는 지상파 3사가 지난해 총 1,000억원이 넘는 순익을 달성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 같은 현실에서 DMB 산업 활성화를 위해 각종 정책ㆍ제도적 사안을 과감히 개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그 초점이 지상파DMB 활성화에만 맞춰져 있는 것은 문제다.
최근 방송위원회가 지상파DMB의 직접사용채널 제한을 완화하는 방송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힌 데 반해 위성DMB의 모바일방송에 맞는 홈쇼핑 편성 변경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이 대표적인 예다.
위성DMB는 지난 3월 세계 최초로 DMB쇼핑을 실시했다. 현재 규제상 기존 집에서 보는 케이블방송을 그대로 방송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편성 완화를 요청했으나 정부는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모바일방송의 사용환경 및 주고객층과 맞지 않는 방송 편성으로는 서비스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시청자에게 맞지 않는 상품정보를 제공해 야기되는 고객 불만을 해소하고 관련 산업 및 기술발전 등을 위해 모바일에 맞는 편성을 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가 절실한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