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産銀 예금모집인制 불발

금감원, 시장질서 문란·구조조정 악용 우려 불허<br>産銀, VIP마케팅 등 새 비즈니스 발굴 방안 모색

산업은행이 예금을 비롯한 개인금융상품 판매 확대를 위해 추진해온 예금 모집인제도 도입이 무산됐다. 금융 당국이 시장 질서 문란과 구조조정 악용을 이유로 제도 도입 승인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14일 금융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금융감독원에 개인금융상품 방문 판매 전담조직인 '예금모집인' 제도 도입을 신청했으나 승인을 얻지 못했다. 금감원이 예금모집인 제도를 거부한 것은 이 제도가 은행권의 구조조정에 악용될 수 있고 수신 경쟁으로 시장 질서가 문란해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산은에 예금모집인제도를 허용하면 다른 은행들도 허용해줘야 한다"며 "만약 예금모집인제도가 확대된다면 은행권이 명예퇴직 등을 통해 행원들을 모집인으로 전환, 구조조정의 한 방법으로 악용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모집인들이 수억원대의 예금을 유치할 경우 인센티브 해결도 쉽지 않고 각 금융권이 수신유치를 위해 인센티브 과당경쟁을 벌일 수 있다"며 "이는 특히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수신경쟁으로도 이어져 시장질서가 문란해질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원회에서도 산은의 예금모집인 도입방안 허용 여부를 신중히 검토했으나 부작용이 더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은 정부의 민영화 방안에 맞춰 시중은행들과의 경쟁체제를 갖추기 위해 예금모집인 제도도입을 추진해왔다. 40여개 남짓한 지점으로는 1,000여개가 넘는 시중은행의 지점과 경쟁조차 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이번에 승인을 받지 못함에 따라 산은은 다른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산은의 한 관계자는 "개인금융본부를 중심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는 데 힘을 쏟기로 했다"며 "대우증권 지점이나 금호생명 지점과 연동한 프라이빗뱅크(PB)센터를 중심으로 우량고객(VIP) 마케팅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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