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에서 이탈한 자금이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단기금융상품을 찾는 부동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달 말 자산운용사의 수신은 309조9,000억원으로 전달보다 5조2,000억원 줄었다.
이 가운데 주식형 펀드 잔액이 99조9,800억원으로 1조158억원 줄었고 혼합형 펀드도 32조4,900억원으로 2,750억원 감소했다. 주식형 펀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매달 2조~4조원씩 감소세를 보여왔으나 지난달에는 감소 규모가 다소 줄었다.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시중금리 상승 영향으로 채권투자의 이점이 사라지면서 채권형 펀드도 2조3,500억원 줄어 전달(7,000억원)보다 감소 규모가 확대됐다.
펀드에서 이탈한 뭉칫돈 가운데 상당 부분은 은행으로 몰리고 있다. 은행의 대표적인 단기 대기성 자금인 수시입출식 예금(요구불예금 포함)이 314조8,000억원으로 1조8,000억원 늘었다. 증가 규모는 지난해 12월의 8조2,000억원보다 줄었으나 이는 기업들의 부가가치세 납부로 인한 자금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예금금리 인상과 설 연휴의 영향으로 정기예금도 증가세로 돌아섰다.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해 11월과 12월 두 달 연속 감소했으나 1월 들어서는 3조7,000억원가량 늘었다.
은행에 맡기지 않은 채 현금으로 갖고 있는 현금통화도 지난해 12월 말 34조9,400억원으로 전달보다 1조5,000억원가량 증가했다.
지난달 말 은행가계대출 규모는 429조5,000억원으로 전달보다 1조원가량 감소했다. 지난해 월평균 2조원 안팎의 증가세를 보이던 주택담보대출이 지난달에는 주택매매시장 비수기를 맞아 증가폭이 8,000억원으로 둔화된 게 큰 영향을 미쳤다.
은행 기업대출은 지난해 12월 12조6,000억원 감소에서 6조원 증가로 전환했다. 지난달 설 명절로 인한 보너스 지급과 부가가치세 납부자금 수요 등 계절적 요인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