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10월 13일] "나보다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자"

마키아벨리는 자신의 저서인 군주론(Il principe)에서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시킨다.(The end justifies the means)’라고 했다. 이 말은 과거 군사정권 등 부당한 공권력에 항거하는 투쟁의 하나의 이념적 근거가 되기도 했다.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암울한 현실에서 대의를 위해서라면 과정의 문제점은 상관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생각하면 수긍이 가기도 하지만 과정과 절차를 중시하는 현대 민주주의체제에서 이러한 생각은 매우 위험한 생각일 뿐더러 사회적으로도 용인되지 않는 논리다. 그렇다면 위의 명제와 반대의 개념을 내포하고 있는 ‘불순한 의도를 가진 좋은 일’은 어떨까. 해마다 많은 정치인이나 기업인 등 소위 외부에 얼굴이 팔리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연말연시ㆍ어린이날ㆍ명절 등 무슨 무슨 날만 되면 고아원이나 양로원ㆍ재활원 등을 방문해 선물이나 조금 주고 봉사활동 잠깐하고 사진 찍고 돌아온다. 우리는 이러한 정치인이나 기업인들을 의도가 불순하다며 쉽게 욕하지만 욕하는 우리들은 정작 좋은 의도든 나쁜 의도든 과연 얼마나 이러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지 또는 한 적이 있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마음에서 우러나오지 않는 봉사활동을 하다 보면 본의 아니게 상대방에게 더 큰 마음의 상처를 줄 수 있는 가능성도 있겠지만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좋은 의도든 나쁜 의도든 서로 부딪히며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이 더욱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이제 찬바람이 조금씩 불어오기 시작하면 사회의 음지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이 더욱 추워질 때이다. 의도야 어떻든 간에 더욱 많은 사람들이 나보다 조금 못한 이웃을 생각하며 함께 나누는 삶을 살아간다면 이 사회는 조금 더 따뜻해지고 밝아질 것이며 아마 자기 자신의 마음까지 따뜻해지고 편안해질 것이다. 모 개그맨의 유행어가 생각난다. “봉사활동 해봤어? 안 해봤으면 말을 하지 말아.” 이 겨울, 더욱 많은 사람들이 나보다 못한 이웃을 위해 많은 일을 해보고 많은 말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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