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뷰티풀 마인드' 실제 주인공 존 내시 별세

노벨 경제학상 받은 천재 수학자

수학계 노벨상 '아벨상' 수상 후 집으로 가는 길에 교통사고 당해

조현병(정신분열증)을 앓는 천재 수학자의 인생을 그린 영화 '뷰티풀 마인드'의 실제 모델이자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존 내시(86)가 23일(현지시간) 교통사고로 별세했다.

ABC뉴스·AP통신 등에 따르면 존 내시와 부인 얼리샤 내시(82)가 23일 오후4시30분께 미국 뉴저지주 턴파이크에서 택시를 타고 가던 중 택시가 가드레일과 충돌하면서 모두 숨졌다. 내시 부부는 사고 당시 안전벨트를 매지 않아 택시 밖으로 튕겨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택시 기사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불과 사흘 전인 19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아벨상'을 수상한 후 귀국해 뉴어크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귀가하던 중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내시와 함께 공동으로 상을 받은 수학자 루이스 니런버그(90)는 뉴어크 공항에서 내시 부부와 한 시간 동안 환담을 했다며 "내시는 진정으로 위대한 수학자이자 천재였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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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스턴대의 크리스토퍼 아이스그루버 총장은 성명에서 "고인의 비범한 업적은 게임 이론에 영향을 받은 여러 세대의 수학자·경제학자에게 영감을 줬다"고 기렸다.

'뷰티풀 마인드'에서 주인공 역을 맡은 러셀 크로도 이날 트위터에 "충격이다. 존과 얼리샤, 가족에게 진심으로 애도를 보낸다. 경이적인 파트너십. 뷰티풀 마인드. 뷰티풀 하트"라며 추모의 글을 올렸다.

조현병에 시달리면서도 수학과 경제학에서 뛰어난 성취를 이룩한 내시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스크린으로 옮긴 영화 '뷰티풀 마인드'는 2002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한 4개 부문을 석권했다.

노벨재단 웹사이트 게재를 위해 쓴 자서전에서 내시는 "망상 때문에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교수직에서 물러나야 했고 부득이 뉴저지 병원에 수개월 동안 입원해야 했다"고 회고했다. 조현병 증세가 1970~1980년대에 걸쳐 완화하면서 그는 "망상에 찬 생각을 점차 지적으로 거부하기 시작했다"고도 술회했다.

내시는 1994년 게임 이론으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으며 또 이번에 니런버그와 함께 물리학·화학·생물학 등의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쓰이는 편미분방정식 분야에서 '획기적 기여'를 한 공로로 아벨상 수상자로 뽑혔다.


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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