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美 3차 양적완화 시사 여부 촉각 속 버냉키와 친분 앞세워 의견교환 예정

김중수 총재 '잭슨홀 콘퍼런스' 참석 이유는<br>美 돈풀기에 노골적 불만<br>中 인민은행장은 불참

버냉키

김중수 총재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잭슨홀 콘퍼런스'에 직접 참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잭슨홀 콘퍼런스는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 지역에서 열리는 세계 각국 중앙은행총재 연찬회로 지난 1970년대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다. 원래 이 회의는 만년설이 보이는 풍광을 보면서 휴식을 겸한 학술 토론회 성격이 짙었으나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이 글로벌 금융시장이 분수령을 맞는 시기마다 통화 정책에 일대 변화를 시사하면서 세계적으로 주목 받아왔다. 버냉키 의장은 2007년 미국발(發)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국제 금융시장이 요동을 쳤을 때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했고 2010년에는 2차 양적완화(QE2)를 내비쳤다. 올해는 오는 26일(현지시간) 버냉키 의장이 '미국 경제의 장단기 전망'이라는 주제로 연설한다. 그가 이 연설에서 제3차 양적 완화에 대한 시사를 할지 글로벌 금융시장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김중수 한은 총재가 잭슨홀 콘퍼런스에 부총재나 부총재보를 보내지 않고 직접 참석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는 전임 이성태 총재가 재임했던 5년 동안 부총재나 부총재보를 보낸 것과 차이를 보이는 대목이다. 2010년 취임한 김 총재는 지난해 잭슨홀 콘퍼런스에 참석했으며 올해에도 24~29일 동안 잭슨홀 콘퍼런스 해외출장에 나선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김 총재는 글로벌 경제이슈를 논의하는 국제회의에 참석하는 것을 좋아한다"면서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과 글로벌 경제 현안을 논의하면서 통화정책 방향을 고민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버냉키 의장과도 친분이 돈독하다. 한은 관계자는 "김 총재는 국제결제은행(BIS) 회의, 국제통화기금(IMF) 중앙은행장 회의 등 국제회의에 꼬박 참석하면서 버냉키 의장과 두터운 친분을 쌓았다"면서 "올해 잭슨홀 콘퍼런스에서도 벤 버냉키 의장과 글로벌 경제위기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총재는 금리정책의 최우선 판단기준을 '국내 물가불안'보다는 '해외 경제의 불확실성'에 두고 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소비자물가가 4%를 웃도는 등 물가불안이 가중되는 상황에서도 미국과 유럽사태 불안을 이유로 8월 정책금리를 3.25%로 동결했었다. 반면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 인민은행장은 잭슨홀 콘퍼런스에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 보도했다. 저우 행장은 미국이 지난해 2차 양적완화(QE2)를 시행한 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비판했던 것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터뜨렸는데 올해 잭슨홀 콘퍼런스 불참 배경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관련기사



서정명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