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안내견에 따뜻한 시선을"

시각장애인 전숙연씨 일화 SBS 성탄특집극으로 방영

"안내견에 따뜻한 시선을" 시각장애인 전숙연씨 일화 SBS 성탄특집극으로 방영 시각장애인 전숙연(왼쪽)씨와 SBS '아주 소중한 친구'에서 전씨 역을 맡은 탤런트 하희라씨. “제 이야기가 장애를 딛고 일어서려는 많은 사람들에게 힘이 됐으면 합니다. 특히 시각장애인 안내견을 사용하는 이들에게 더 따뜻한 시선을 보내주세요.” 사고로 두 눈을 잃었지만 굳센 의지로 장애를 극복하고 서울 한빛맹학교 교사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전숙연(46)씨. 국내에서 처음으로 안내견을 사용한 여성 시각장애인이기도 한 전씨의 이야기가 오는 12월 25일 방영 예정인 SBS 특집드라마 ‘아주 소중한 친구’(가제, 극본 이근영 연출 한정환)로 엮어진다. 사실 전씨의 삶은 드라마 그 자체다. 경남 김해군 진영에서 두 자녀를 두고 농장을 꾸려가며 행복하게 살던 그는 92년 과수원에 있던 농약통이 폭발하며 시력을 상실했다. 3년간의 병원생활 후, 홀로 서울에 올라와 맹학교와 대학원에 입학했고 97년 안내견 ‘토람’이와 함께 동고동락해 왔다. 드라마 ‘아주…’는 전씨가 일궈낸 희망과 함께 그의 가족과 ‘토람’이가 보여준 사랑과 헌신의 메시지를 전한다. 주인공인 전씨 역은 탤런트 하희라가 맡았다. 경기도 용인의 삼성안내견학교에서 촬영 중인 하희라는 “시놉시스를 받는 순간 눈물이 글썽였다”며 “‘내가 꼭 해야 겠다’는 생각에 흔쾌히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동물과 함께 하는 극이라 다른 드라마보다 배 이상 힘들 거라는 각오를 하고 있어요. 아무도 안 해본 연기라 더욱 욕심도 납니다. 아직도 안내견을 사용하는 시각장애인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데,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요.” 옆에서 지켜보던 전씨는 “하희라씨는 내가 장애를 겪기 전 TV로 봤던 배우”라며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앞으로 나를 하희라로 불러달라’고 했다”며 활짝 웃음을 보였다. 전씨는 “장애를 가진 이웃들이 앞으로 TV드라마에 더 많이 밝은 모습으로 나왔으면 좋겠다”는 기대와 함께 편견 섞인 시선이 남아있는 현실에 쓴 소리도 잊지 않았다. “아직도 ‘감히 개를 사람 있는 곳에 들여보내나’란 생각을 가진 이들이 많아요. 택시나 식당에서 푸대접 받긴 일쑤고 심지어 경찰서와 국립극장에서 쫓겨난 적도 있어요. 하지만 시각장애인에게 안내견은 보호자나 마찬가지랍니다.” 이상훈기자 flat@sed.co.kr 입력시간 : 2004-10-2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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