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새 지도부 평화 정착을" 촉구속 北움직일 '히든카드' 없어 고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국들이 대책 마련에 부심한 가운데 미국은 북한에 적극적으로 유화 제스처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대북관계 개선 의지에도 미국이 취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 마땅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 현지 상황에 정통한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미 정부는 현재 김 위원장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조의를 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통은 19일 "미 정부가 조의표명을 할 것인지, 하게 된다면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 등을 두고 현재 다양한 검토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또 "미 정부는 지난 1994년 김일성 북한 주석 당시 미 정부가 취했던 조치 등을 참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 언론에서는 어떤 형식이든지 간에 미 정부가 공식적으로 조의를 표명할 경우 북미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같은 날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미 고위 당국자 중에서는 처음으로 '김정은 체제'를 인정하는 태도를 취함으로써 북한에 대화의 메시지를 던졌다. 클린턴 국무장관은 이날 미 국무부 청사에서 겐바 고이치로 일본 외무상과 회담을 마친 뒤 "우리는 북한 주민들과 개선된 관계를 희망한다는 뜻을 거듭 밝히며 동시에 그들의 안녕을 무척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미국은 현재 백악관ㆍ국무부ㆍ국방부 등을 총가동해 향후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한국을 비롯한 일본ㆍ중국ㆍ러시아 등 주변국과의 접촉도 강화하며 김 위원장 사후 한반도 상황을 관리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북한을 움직일 만한 카드가 없다는 게 미국의 고민이다. 당장 오는 22일 전후로 중국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이던 제3차 북미 고위급 대화는 사실상 취소됐다. 미 백악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은 국가 애도 기간에 들어갈 것이고 우리는 이를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호전적인 성향으로 평가되는 김정은의 도발을 억제할 만한 대책이 없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미 전직 관리들은 김 위원장 사후 가장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로 김정은이 북한 사회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기 위해 핵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이웃 나라를 위협하는 상황을 꼽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에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력이 진정한 시험대에 올랐다고 지적했다. 또 향후 미국이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려 들 경우 중국과 마찰을 빚을 가능성도 크다. 이래저래 미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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