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보험사 '양극화골' 깊어질듯

내달 교차판매 앞두고 계열사간 밀어주기 현실화<br>생·손보 같이있는 곳 교차판매 지원자 몰려 '웃고'<br>LIG손보^메리츠화재등은 신청 설계사 적어'울고


오는 8월부터 교차판매가 시작되는 것을 앞두고 대기업 그룹 계열 보험사들의 밀어주기가 현실화됨에 따라 보험사간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달 26일로 예정된 손해보험업계의 교차판매 자격시험 지원자모집에서 생ㆍ손보사를 함께 보유한 대기업 그룹 계열 보험사간의 쌍방향 지원신청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일부 손해보험사의 경우 같은 계열 생명보험사 설계사의 신청비율이 90%에 달했다. 교차판매는 생ㆍ손보사간 상품판매를 허용한 것으로 손보사 설계사는 생보사 상품, 생보사 설계사는 손보사 상품을 취급할 수 있다. 손보업계가 생보사 설계사를 대상으로 교차판매 자격시험(1차) 응시자를 접수한 결과 1만5,069명의 생명보험 설계사가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화재의 경우 지원자 6,716명중 70% 가량이 삼성생명 설계사인 것으로 집계됐으며, 흥국쌍용화재의 경우 지원자 2,082명중 흥국생명 설계사의 비중이 90%에 달했다. 동부화재도 2,302명의 지원자 중 동부생명 설계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49%를 나타냈다. 이처럼 같은 그룹 계열 생보사 보험설계사의 대거 지원에 힘입어 대기업 그룹 계열 손보사들이 교차판매에 탄력을 받고 있는 데 반해 계열 생보사가 없는 손보사들은 지원자가 속을 태우고 있다. 현대해상의 경우 이번 1차 응시자 모집에 1,811명(12.0%)의 생보사 설계사가 신청하는데 그쳤다. 이는 중소형 손해보험사인 흥국쌍용화재의 2,081명(13.8%)보다도 적은 것이다. 계열 생보사가 없는 LIG손보의 경우 845명(5.6%)이 지원하는데 그쳤으며 메리츠화재도 지원자 수가 202명(1.3%)에 불과했다. 이처럼 대기업 그룹 계열 보험사들간의 ‘상품판매 밀어주기’가 현실화되자 당초 보험설계사의 상품 선택폭을 늘려주기 위한 취지로 도입된 교차판매 제도가 보험사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칫 잘못하다가는 교차판매 제도가 생ㆍ손보사를 모두 보유한 보험사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방향으로 운영될 수 있다”며 “과다한 보험상품 몰아주기 현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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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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