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 오너들이 자사 주가가 많이 떨어진 틈을 타 주식 증여에 나서고 있다. 주식 증여에 따른 세금은 증여 시점의 가격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주가가 크게 하락한 요즘이 증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두 달 동안 주식 증여를 공시한 업체는 풍림산업ㆍ보령제약ㆍ능률교육 등 3곳이다. 가장 적극적으로 주식 증여에 나선 곳은 풍림산업. 이필웅 풍림산업 회장은 지난 15일과 17일, 보유주식 505만주 중 115만주를 아들 이윤형 전무 등 친인척 8명에게 증여했다. 올해 초 1만400원이던 풍림산업 주가는 증여 시점인 15일과 17일 각각 3,150원, 2,850원에 불과했다.
김승호 보령제약 회장도 8일 주식 4,020주를 보령중보재단에 증여했고, 이찬승 능률교육 회장도 8월19일 부인과 자녀에게 각각 9만주씩 증여했다.
정근해 대우증권 연구원은 “보통 주식시장 하락기에 최대주주나 기업 회장들이 2세에게 주식을 통해 부를 이전하는 경향이 있다”며 “세금을 줄일 수 있다는 측면이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