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급한 불은 껐지만 '재고용' 불씨 남아

한진重 파업사태 190일 만에 타결<br>정리 해고자 우선 채용 등 핵심 쟁점사항 여전히 미정<br>파업 장기화로 협력사 도산… 생산·협력기반 정상화 험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둘러싸고 빚어진 한진중공업의 노사 갈등이 27일 총파업 188일 만에 극적인 합의로 해결됐다. 하지만 정리해고자 우선 재고용 등 핵심 쟁점 사항이 여전히 미정으로 남아 있어 새로운 불씨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일부 강성 노조원은 이날 '정리해고 철회 없는 노사협상 타결'에 불만을 품고 노조사무실을 점거하기도 했다. 이에 노조와 사측은 영도조선소 내 구내식당에서 노사협의 이행합의서를 작성하는 촌극을 연출해야 했다. 노조원들의 관심은 앞으로 회사 정상화에 따른 해고자 우선 재고용이 가능한지에 쏠려 있다. 한진중 노조의 한 간부는 "회사가 정상화되면 확실하게 재고용한다는 다짐과 약속을 받아야 할 것"이라면서도 "그렇다고 그 약속 하나만 믿고 모든 것을 끝낼 수 없다는 점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들은 한국GM과 쌍용차의 사례를 떠올리며 자신들이 어느 쪽으로 가게 될지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과거 한국GM에서는 해고자가 전원 복직되기도 했지만 쌍용차의 경우 복직이 안 돼 생활고를 겪고 일부는 목숨까지 잃기도 했다. 지난 1월6일 영도조선소 85호 크레인(높이 40m)에 혼자 올라가 정리해고 철회를 주장하며 지금까지 고공시위를 벌이고 있는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 문제도 남아 있다. 85호 크레인은 2003년 고(故) 김주익 한진중 노조지회장이 129일간 농성을 벌인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곳이다. 노사 간 협의서에는 노조가 김 위원의 퇴거에 대한 책임을 맡기로 했지만 민노총 관계자들이 현장을 사수하고 있어 상황이 여의치 않다. 현재 법원의 퇴거명령에도 불복하고 대치가 계속되고 있다. 김 위원이 내려오지 않을 경우 노사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진중 영도조선소가 정상화되기까지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측은 6개월 넘게 계속된 총파업으로 최소 500억원가량의 손해를 본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파업 장기화로 협력업체가 도산하면서 생산ㆍ협력 기반이 무너진 점이 조선소 정상화를 어렵게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신규 수주 물량이 없는데다 곧바로 수주한다고 해도 설계, 자재 구매 등 최소 10개월가량이 걸려 당분간 파업 여파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