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힘 잃은 유동성' 조정장세 길어질듯

거치식 자금 둔화·해외 금리인상 가능성

주식시장에 1.4분기 기업실적에 대한 우려에 더해 유동성 위축이 조정장세를 연장시킬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개미군단 자금의 대표격인 적립식 펀드는 자금유입이 유지되고 있지만 지수의 움직임이 1,300대에 갇히면서 주식형 펀드의 거치식 자금유입이 순유출로 돌아선 데다 선진국의 연이은 금리인상 가능성으로 외국인들 역시 보수적 투자자세를 견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 거치식 자금 순유출 = 일시에 상당액의 돈을 맡기는 형태인 주식형 펀드의 거치식 자금은 펀드에 유입되는 이른바 '뭉칫돈'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그런 만큼, 장기 상승추세에 대한 믿음만 있다면 일시적 조정장세에서도 꾸준하게 자금유입이 이어지는 적립식과 달리 장세 흐름이나 추후 전망에 상대적으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게 마련이다. 이런 자금이 2월 조정장을 거치면서 감소 흐름을 나타냈다. 미래에셋증권은 6일 2월 주식형 거치식 펀드에서는 5천억원가량의 순유출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안선영 애널리스트는 "2월 유출규모는 2004년 7월 6천500억원 순유출 이후 가장크며 마지막 유출은 2004년 10월(2천억원)이었다"고 설명했다. 안 애널리스트는 "적립식 펀드 유입추정액은 1조5천억원으로 다른 달에 비해 줄진 않았지만 장세 불안 등으로 거치식의 유입이 둔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1월 조정장세 이후 편입종목 슬림화에 나선 기관들도 통상 적립식 자금이 유입되는 25일 이후 '실탄'을 확보했음에도 매수에 나서는 모습은 뚜렷이 감지되지는 않고 있다. 이 기간에 해당되는 지난 주(2.27∼3.3) 투신권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2천422억원, 21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6일 시장에서도 오전 11시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수에 나서고 있으나 그규모는 64억원에 그치고 있으며 코스닥시장에서는 15억원 매도우위다. ◆ 선진국 금리인상 조짐에 외국인도 소극적 = 거치식 자금의 유입둔화와 기관의 '몸사리기'가 겹쳐 지수의 상향 돌파 움직임이 보이지 않고 있는데 이어 외국인들의 자금과 매수 역시 둔중한 흐름을 보이기는 마찬가지다. 국내 기업실적이나 환율은 차치하더라도 당장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의 연설, 유럽에 이어 금리인상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는 일본은행의 정책위원회 개최(8∼9일) 등 고조된 금리관련 불확실성이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미래에셋 안 애널리스트는 "지난주 아시아 증시의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3억달러로 2005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며 "이머징마켓펀드로의 자금유입이지속되고 있음에도 아시아 시장에 대한 매수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역시 지난 1일까지 일주일간 한국관련 해외 뮤추얼펀드 유입액이 21억7천500만 달러로 17주 연속 유입됐지만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의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1천억원선에 그쳤다. 서울증권 박상욱 투자분석팀장은 "투자자들이나 분석가들이 금리에 주안점을 둔다는 것은 그간 주가 상승이 펀더멘털보다는 수급에 더 의존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장기적으로 경기회복이 주가의 상승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금리인상은 중기적조정요인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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