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경기 민감한 IT·자동차·정유·화학업종 예상보다 타격 클 듯


미국과 유럽의 재정위기로 인한 글로벌 경기부진 우려가 점차 현실화되면서 3ㆍ4분기 기업이익 전망치가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특히 글로벌 경기 변화에 민감한 정보기술(IT), 자동차, 정유ㆍ화학 등 국내 대표업종의 이익 수준이 예상보다 크게 훼손될 가능성이 높아 국내 경제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속속 제기되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3ㆍ4분기 실적 전망이 당분간 내리막을 걸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4ㆍ4분기 경기 반등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2일 서울경제신문이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3ㆍ4분기 예상 영업이익이 이달 1일 보다 낮아진 상장사는 삼성전자, 현대모비스, SK텔레콤 등 총 52개사에 달했다. 이중 10% 이상 하향 조정된 곳 만해도 SK텔레콤을 비롯해 총 8곳이며, 이미 적자가 예상되고 있는 STX팬오션의 경우는 그 폭이 더 확대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중에서도 IT, 자동차, 정유ㆍ화학 등 주요 업종 대표 기업들의 3ㆍ4분기 실적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떨어졌다. 우리나라 IT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1일에는 3ㆍ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3조8,998억원이었지만 11일에는 이보다 617억원(1.58%) 줄어든 3조8,381억원으로 내려갔다. 이에 따라 당초 일부에서 제기됐던 지난해 3ㆍ4분기 이후 첫 4조원대 영업이익 복귀에 대한 기대도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LG이노텍(-13.20%)과 삼성SDI(-0.39%) 역시 같은 기간 영업이익 전망이 더 내려갔다. 송종호 대우증권 연구원은 “3ㆍ4분기 D램 가격 하락폭이 예상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전자의 경우 휴대폰 부문이 선전하더라도 올 하반기 반도체 부문의 점진적인 영업이익 하락 추세를 뒤집긴 역부족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반기 다른 업종에 비해 비교적 선방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자동차 관련 업종 역시 글로벌 경기 둔화 여파는 피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1.65%), 현대모비스(-0.18%)의 영업이익이 하향 조정된 것이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타이어업체인 넥센타이어의 영업이익이 10.54%나 내려갔고, 한국타이어(-3.09%) 역시 자동차의 부진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열흘 전보다 떨어졌다. 조수홍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거시경제 불확실성 때문에 자동차 관련 업종의 이익 전망이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다”며 “현대ㆍ기아차의 경우 그래도 경쟁사들 보단 상황이 낫지만 경기에 민감한 산업 특성상 글로벌 수요 둔화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최근 유가급락에 따라 정유ㆍ화학주도 실적에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GS가 기존 이익전망치 보다 4.89% 덜 수익을 거둘 것으로 조정됐고, 금호석유(-3.03%), LG화학(-0.99%), OCI(-0.88%), 한화케미칼(-0.78%), S-OIL(0.73%) 등도 하향조정 대열에 합류했다. 증시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번 글로벌 경기둔화의 영향으로 당분간 3ㆍ4분기를 비롯해 4ㆍ4분기까지 기업 실적 전망 하향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글로벌 재정위기가 기업들의 투자와 소비자의 내수 위축을 초래하고 이것이 다시 기업 수익 악화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최석원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소비심리지표가 빠르게 꺾이고 있는 점 등이 3ㆍ4분기 기업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주가엔 4ㆍ4분기 실적 둔화 우려까지 반영되는 중인데 4ㆍ4분기에 오히려 경기가 살아나면 기업실적과 주가가 함께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 센터장도 “화학의 경우 3ㆍ4분기 어닝 쇼크로 나타날 수도 있는 등 기업들의 실적이 앞으로 그리 좋지는 않을 것”이라며 “소비둔화로 인해 자동차 등 수출이 영향을 받아 해당 기업들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둘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일각에서는 조만간 글로벌 정책공조가 잘 이뤄져 경기가 다시 회복되기 시작할 경우 분위기가 바뀔 수도 있다며 조심스럽게 낙관론을 펼치기도 했다. 박연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3ㆍ4분기 글로벌 증시가 급락하면서 아무래도 자산효과 때문에 현물시장 수요도 둔화될 것”이라며 “다만 4ㆍ4분기부턴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5% 수준으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내 기업실적도 되살아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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