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쇼크] 늙으면 돈이 효자<上>
편안한 노후 준비한 만큼 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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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준비한 자에게만 편안한 노후가 보장되는 시대다. '준비하면 다행이고 못해도 그만인'식의 안일한 사고는 일찌감치 접는 것이 좋다.
미리 노후를 준비하지 못한 사람들은 오랜 세월 고통을 겪어야 한다. 노후를 대비해 '돈'만 챙긴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돈'보다 더 중요한 게 '건강'이다. 배움을 통해 삶의 지평을 계속 넓혀가는 것도 빠트릴 수 없는 항목이다.
고령화 사회에서 행복한 황혼을 누리기 위해 미리 계획하고 준비해야 할 사항을 살펴본다.
'준비한 만큼 누린다'
평균 수명은 점점 늘어나는데 반해 퇴직연령은 점점 낮아지는 추세다. 연봉제가 확산되면서 노후 생활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었던 퇴직금도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전국민 연금시대라고는 하지만 자신이 받게 될 연금이 얼마나 될 지 정확히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것만 믿고 있을 수도 없다.
따라서 스스로 자신의 노후를 계획하고 이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는 것만이 행복한 황혼을 누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 노후자금, 얼마나 필요할까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 평균수명은 남자가 72세, 여자가 79세 정도다. 노후생활자금은 자신의 퇴직 후 소득 없이 살아야 하는 기간에다 노후 생활비 (퇴직 전 생활비의 일정 수준)를 곱해서 계산할 수 있다.
남편이 퇴직하기 전 생활비(의료비, 여가비 포함)로 매달 약 150만원을 쓰는 부부가 있다고 치자. 55세에 남편이 정년 퇴직한 후 이 부부는 차비와 술값 등 남편 사회활동에 따른 비용을 차감해 퇴직 전 생활비의 약 70%를 노후 생활비로 쓸 예정이다.
정년퇴직 이후 부부가 같이 사는 기간을 평균 수명에 따라 17년이라고 가정할 경우 이 기간동안 소요되는 자금만 2억1,220만원에 달한다.
부인 혼자서 사는 7년 동안 퇴직 전 생활비의 35%를 쓴다고 하면 이 비용은 4,410만원에 이른다. 결국 이 부부가 노후생활을 꾸려나가기 위해 필요한 최소 자금은 2억5,630만원이 된다.
이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질병 등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비한 예비자금 등을 더하면 3억원은 기본이다. 물론 자녀 결혼 자금은 부부의 노후생활자금이 아니기 때문에 당연히 제외된다.
오정선 외환은행 재테크 팀장은 "생활의 질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기본 생활비와 의료비 등의 기본 요소만을 갖고 계산할 경우 통상 3억원의 노후자금이 필요하다"며 "노후 대책은 막연하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 노후대비, 빠를수록 좋다
부담을 다소 줄이면서 은퇴 후 보다 많은 생활비를 확보하려면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남자의 평균 수명을 72세, 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때를 만 55세로 가정할 경우 30세에 연금신탁에 가입하는 것과 40세에 가입하는 것은 엄청난 차이를 가져온다.
매달 10만원을 불입할 경우 30세는 만 25년을 불입하고 17년 동안 연금을 지급 받게 된다. 이 때 이자율을 7%라고 가정할 경우 매달 133만8,770원을 받게 된다.
40세에 가입할 경우 만 15년을 불입하고 17년 동안 연금을 지급 받게 되므로 매달 52만7,447원이 지급된다. 10년의 차이로 17년간 누릴 수 있는 노후생활의 질이 크게 달라진다.
서춘수 조흥은행 재테크 팀장은 "노후 대비를 늦게 시작할 경우 늙어서 받는 금액이 줄어들거나 짧은 기간 동안 불입해야 하는 금액이 아주 커질 수 밖에 없다"며 "직장 생활 초기부터 노후에 대비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 자신의 상황을 파악하는 것에서부터 출발
물론 마음만 먹는다고 바람직한 노후 대책을 세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여러 상품을 비교해 보고 전문가들의 조언을 듣는 일도 빠트려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노후에 대비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고르기 전에 자신의 상황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직장생활을 앞으로도 계속할 것인지, 자영업자의 경우 급한 자금이 필요한 경우가 생기지는 않을 지 등을 먼저 고려해 노후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연금신탁의 경우 만기까지 유지하지 못할 경우에는 기타소득세와 해지가산세 부과로 인해 오히려 원금까지 손해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도퇴직 염려가 있는 사람들은 장기주택마련저축 등 연금 대체 상품을 고려해 볼 수 있고 자영업자의 경우 긴급 자금 융통을 대비해 노후 포트폴리오를 짤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