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日本 대지진] "한국기업·시장은 믿을 수 있다 확신 심어줘야"

■ 日서 국내 대표기업 현지 책임자들 만나보니…<br>"상대측이 계약 물량 못 가져가도<br>사정 아는 만큼 기다리는 상태<br>日 경제 부정적으로 볼 필요 없다"

최수문기자

유주희기자

"한국 기업과 시장은 믿을 수 있다는 확신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거래업체와 연락이 안 닿거나 상대 측의 조업중단으로 계약물량이 못 나가는 경우도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신뢰를 다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18일 가나가와(神奈川)현 가와사키(川崎)시 히가시오기지마(東扇島)에 위치한 공장에서 만난 이상헌 요코하마 포스코 사장은 "당초 계약했던 자동차 업체 등이 조업중단으로 물량을 가져가지 못하고 있지만 사정을 아는 만큼 믿음을 갖고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일 양국 간의 우의를 다지고 우리 기업들이 앞으로도 일본시장에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그를 비롯해 기자가 만난 일본 주재 한국 기업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요코하마 포스코 공장은 지난 11일 대지진으로 공장 일부분의 지반이 침하되고 분출된 토사가 유입되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기자가 방문한 이날 복구작업은 대부분 마무리돼 정상조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10~20톤짜리 열연강판 코일을 옮기는 크레인이 쉴새 없이 움직이고 안전모와 마스크를 쓴 직원들은 평소보다 꼼꼼히 제품의 품질을 점검하며 공장을 누볐다. 인근의 다른 제철소나 정유공장 등이 화재 피해 등으로 드나드는 트럭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썰렁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사장은 "대지진에서 가장 먼저 복구를 완료해 일본 기업들에 철강재를 공급할 수 있기를 기다린다"며 "복구를 빨리 마친 덕분에 일본 수요업체들에도 경쟁사들보다 더 많은 물량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일본은 지진피해 재건과정에서 중장비 및 차량을 위한 철강재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복구가 빨랐던 포스코는 일본경제의 복구과정이 기업 성장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무엇보다 원전 사태 해결이 우선이지만 일본의 잠재력을 감안할 때 일본경제를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도쿄 롯폰기(六本木)에 위치한 재팬삼성 빌딩에서 만난 민경세 삼성증권 도쿄지점장도 "일본경제의 앞날을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쉽게 좌절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특히 최근에는 일본 투자자들의 한국시장에 대한 신뢰가 점점 커지고 있어 국내에 투자된 일본자금이 급격히 유출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지진 이후 엔캐리 자금 청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일본의 해외 대상 투자자금 가운데 1% 내외만 한국으로 들어온데다 한국 기업 및 시장에 대한 믿음이 큰 만큼 자금유출은 많지 않을 것이라는 게 민 지점장의 설명이다.

관련기사



최수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