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큰 수는 났지만

제7보(127~178)


흑27로 지키지 않을 수 없다. 중앙의 백진을 지운 여파로 백이 두터워졌기 때문이다. 바로 이 자리에 백이 두면 상변이 통째로 백의 확정지가 될 것이다. 결국 하변은 백이 선착하게 되고 말았다. 28이 놓이자 검토실의 루이9단이 한국식 감탄사를 토했다. “이이코!” 중국에도 그런 말이 있느냐니까 고개를 흔든다. 하변을 흑이 가에 선착하여 공격하는 것과 백이 28의 자리에 두어 공격하는 것의 차이는 엄청나게 크다. 문제는 흑이 먼저 공격하든 백이 먼저 공격하든 몰린 쪽이 잘 잡히지 않는다는 사실인데…. 흑29로 역습에 나섰다. 계속해서 31로 응수타진. 결국 백46으로 패가 났다. 이 방면에서 패를 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송태곤은 가장 파괴력이 큰 방식을 골라잡고 있다. 그가 노리는 것은 자체의 삶이 아니고 좌하귀의 백진을 초토화시키는 것이다. 51로 올라서자 56의 보강이 절대수가 되었고 57로 끊자 기착점인 흑29가 교묘하게 활용되고 있다. 백62, 64로 2선을 긴 것은 필연. 흑71이 놓이자 다시 루이9단의 감탄사. “와아, 큰 수가 났네.” 그러나 그의 남편 장주주는 빙그레 웃기만 했다. 큰 수는 났지만 흑이 이 바둑을 이기지는 못한다는 뜻이다. 백72는 이것 역시 부자몸조심이다. 참고도의 백1로 막는 것이 강수이긴 하지만 흑2 이하 8이면 또 패가 난다. 이 패는 백도 조금 겁난다. 좌하귀는 이제 흑이 먼저 나에 두기만 하면 상당한 전과를 올릴 수 있다. 그러나 다음 순간 백다로 하변이 잡혀 승부는 끝. 송태곤은 백78을 보고 돌을 던졌다. (49, 55, 61…39. 52, 58…46) 178수끝 백불계승.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