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ㆍGS, 자금·명분서 뚜렷한 우위 선점
■ 포스코·GS "대우조선 공동인수" 후판조달·에너지사업등 서로 윈윈 기대한화·현대重 "계획대로 끝까지 참여"
박태준 기자 june@sed.co.kr
맹준호 기자 next@sed.co.kr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의 판도가 본입찰을 사흘 앞두고 급변했다. 포스코와 GS가 전격적으로 손을 잡은 배경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시장 관계자들은 ‘포스코-GS 컨소시엄’이 유리한 고지에 오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번 컨소시엄 구성으로 양측은 모두 외화자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함으로써 충분한 ‘실탄’을 확보하게 됐다. 여기에 대우조선해양과의 시너지 효과도 전후방 모든 측면에서 기대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결국 치열한 4파전으로 전개됐던 인수전이 ‘포스코-GS 컨소시엄’ 쪽으로 기우는 듯한 양상을 보이면서 한화그룹과 현대중공업이 어떤 전략을 펼칠 것인가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안정적 외자 확보에 무게=포스코와 GS는 9일 컨소시엄 구성 배경에 대해 “안정적인 중장기 외자 확보”를 이유로 들었다. 각각 유럽계 은행과 중동계 투자가들로부터 대규모 외화자금 유치를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끝까지 인수전을 펼침으로써 한쪽의 외자를 포기할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게다가 각각 조달하는 외자로 충분한 자금을 확보할 경우 최종 입찰에서 자신 있는 ‘베팅’까지 할 수 있어 다른 인수 후보들과의 격차를 벌일 수 있게 된다.
이와 함께 당초 양측이 강조했던 대우조선해양 인수 후 기대하는 시너지 효과가 다르다는 점도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철강업체인 포스코는 ‘대우조선해양의 안정적인 후판 조달’이라는 후방 효과를, 또 GS는 ‘대우조선해양의 건조 기술을 활용한 에너지 사업’이라는 전방효과를 내세웠던 만큼 양측이 모두 ‘윈윈’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GS의 한 관계자는 “포스코의 철강, 대우조선해양의 조선업 및 해양플랜트 사업, GS의 에너지 사업을 결합하면 시너지가 훨씬 커질 수 있을 뿐 아니라 3사의 해외 동반진출도 매우 용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자금ㆍ명분 모두 뚜렷한 우위=이날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 2차 비즈니스 서밋 라운드테이블(BSRㆍBusiness Summit Roundtable) 환영만찬에서 기자들과 만나 “GS 측과 오래 전부터 준비를 해왔고 이제 힘든 여정도 어느 정도 마무리된 것 같다”고 말했다. “모사재인 성사재천(謀事在人成事在天ㆍ일을 도모하는 것은 사람이나 그 일이 이뤄지는 것은 하늘에 달려 있다)”이란 고사성어를 써가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가능성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지만 자신감이 넘쳤다.
시장 전문가들 역시 포스코ㆍGS 연합이 이번 인수전에서 뚜렷한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시장전문가는 “두 회사 연합에 따른 시너지 창출 가능성이 비가격적인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컨소시엄 참여의사를 철회한 후 국민연금에 가장 적극적으로 구애하던 포스코와 GS의 허탈감이 컸을 것”이라며 “그러나 두 후보가 연합해 자금 문제를 말끔하게 해결하고 우위를 점했다”고 평가했다.
◇한화ㆍ현대중공업 “불리할 것도 없다”=한화와 현대중공업 측은 “상황이 불리하게 변했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합종연횡을 고려하지 않겠다”고 즉각 밝혔다.
한화그룹의 한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이 주인이 없는 회사가 된 뒤로 2위에서 3위로 밀린 것을 상기하라”면서 “만약 포스코ㆍGS 연합이 인수해 성공하더라도 사공이 둘이면 경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화그룹 측은 “개의치 않고 인수전에 임할 것이며 인수 후 강력한 오너십을 발휘해 대우조선해양 육성에 집중하겠다는 점을 부각시키겠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측도 마찬가지로 “착실하게 준비해온 만큼 마감일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다른 업체와 갑작스럽게 컨소시엄을 구성할 생각은 없다”고 못 박았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