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급락장 틈 탄 올빼미 공시 속출

한일이화 등 주말 이용해 유상증자·과징금·계약 취소 악재 쏟아내


최근 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조정을 받자 주말을 이용해 악재성 공시를 쏟아내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주로 대규모 유상증자나 과징금 부과, 계약 취소 등의 악재를 쏟아냈다.

지난 7일 한일이화는 장이 끝난 이후 오후 늦게 공시를 통해 2009년에서 2011년 법인제세 세무조사 결과 서울지방국세청으로부터 약 547억원의 추징금이 부과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추징되는 금액은 자기자본 대비 10.28%에 해당하는 대규모 금액이다. 납부기한은 이달 30일까지다.


회사측은 추징금이 경영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며 이번 일을 계기로 투명한 경영을 하겠다고 밝혔으나 전형적인 올빼미 공시로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일이화 관계자는 "지난해 해외계열사의 영업실적 호조로 직전년도보다 매출액이 52% 늘어난 2조1,983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951억원을 달성했다"며 "추징금액이 많지만 한일이화는 자산총계도 1조4,000억원대를 유지하고 있어 경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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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장 마감 이후 세운메디칼은 16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공급계약 해지를 밝혔다. 이 때문에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위기에 처했다. 세운메디칼측은 네덜란드 TSCI업체와 체결했던 160억원 규모의 혈액가온기(Blood Warmer) 수출 계약이 해지됐다고 공시했다. 이 금액은 최근 매출액 대비 53%에 달하는 금액이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공급에 대한 상대방의 판매 수금지연과 조인트벤처 등 무리한 요구로 정상적인 계약이행이 불가능해 계약 해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급계약 금액의 50% 이상이 변경되거나 공급계약을 해지한 상장사는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될 수 있다.

한국유리공업은 지난해 930억원의 매출을 올린 부산공장 판유리 라인의 생산을 중단했다고 알렸다. 지난해 전체 매출의 26.4%나 차지하는 금액이다.

이날 대규모 유상증자나 채무보증을 결정한 기업들도 속출했다. 대규모 유상증자는 주식가치가 희석됨에 따라 보통 주가에 악영향을 미친다. 또 대규모 채무보증 역시 기업의 재무적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날 큐로컴이 14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으며 현대아이비티도 95억원의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또 동아원과 대한 전선은 각각 계열사 채무 200억원과 204억원의 보증결정을 내렸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최근 증시 분위기가 악화되면서 주가가 빠지는 틈을 타서 올빼미 공시를 내고 있다"며 "주가가 많이 빠졌다고 해도 대규모 계약 해지 등은 기업의 펀더멘탈을 흔들리게 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성시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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