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은·은행권·재경원·증권가·재계 금융개혁법안 통과 확실…각계반응

◎한은/“관치금융 영속화 시도… 총파업도 불사” ○…금융개혁법안 처리에 대해 한국은행은 「격앙」과 「허탈」이 뒤섞인 반응.  한은 직원들은 금융개혁법안 처리가 유력해진 지난 12일 단식과 철야근무, 농성으로 대응한데 이어 13일에는 직원 1백여명이 총재실에서 집단단식농성에 돌입. 한은은 사회·노동단체와 연대, 가두선전활동을 벌이는 것은 물론 금융개혁법안이 통과될 경우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  한은 직원들은 『금융외환위기를 내세워 금융감독기관을 통합, 재경원 산하에 두려는 것은 관치금융을 영속화하려는 시도』라며 격한 감정을 표출.  ○…한은은 은행감독기능을 박탈당한 것은 물론 외환시장이나 제2금융권에 대한 통제력을 확보하는데도 실패, 중앙은행으로서 기능을 사실상 상실했다고 자탄.  그동안 「재경원과 정치권으로부터 독립」이 금융개혁의 요체라고 주장해온 한은은 『경제계 원로와 민주사회를 위한 교수협의회 등 다수의 민간경제학자들이 우리를 지지한 것도 이같은 논리를 이해했기 때문』이라며 『논리대결에서 진 것이 아니라 힘의 대결에서 진 것』으로 분석. 특히 금융개혁법안 처리가 결국 재정경제원의 일방적 승리로 귀결된데 대해 한은 직원들은 『공룡(재경원)이 날개(금융감독권)를 달게 됐다』고 평가. ◎은행권/“감독원통합 세계적 추세” 공감분위기  ○…은행관계자들은 금융감독원 통합에 대해 장·단점이 있다며 일단 조심스런 반응.  한 관계자는 최근의 전반적인 금융위기 상황이 금융시장에 대한 통합조정기구가 없었던 것도 원인 중 하나라며 이번 기회에 보다 강력한 감독기구를 탄생시킬 필요가 있다는 데에는 공감하는 눈치.  특히 감독기구를 하나로 통합할 경우 협조융자나 부도유예협약 등이 제2·3금융권의 비협조로 차질을 빚는 상황은 앞으로 사라질 것으로 기대.  다른 관계자는 세계적인 금융업무의 통합추세를 감안할 때 앞으로 우리나라도 점차 금융권간 장벽이 허물어질 것이므로 장기적으로 감독기구를 통합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피력.  반면 또다른 관계자는 기존의 감독기구 분리체제가 나름대로 업무영역별로 전문화되어 있고 그동안 감독기관과 피감독기관이 서로 어려운 점을 충분히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장점도 적지않았는데 통합 출범과정에서 다소간 업무혼선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재경원/환영속 예상밖 변수 생길까 긴장 안풀어  ○…재정경제원은 13일 국회 재경위 법안심사소위가 금융감독기구 통합안을 법안심사소위의 다수 의견으로 재경위 전체회의 표결에 넘기기로 한데 대해 금융개혁법안의 통과에 한발짝 다가가는 결정이라고 환영하면서도 혹시 예상밖의 변수가 생길까봐 조심스런 입장.  재경원 관계자는 『비록 기존 4개 조직의 특수성을 인정해 법 시행후 당분간 물리적인 통합조치는 하지 않겠다는 단서조항이 있기는 하지만 조직구조상으로 금융감독위 산하로 통합된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고 평가.  재경원측은 따라서 이같은 내용으로라도 재경위를 통과하고 나아가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되면 대외신인도 회복이나 막힌 외화차입의 길이 다시 트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  재경원은 특히 금융기관의 부실채권을 대폭 정리하고 금융산업의 구조조정을 촉진하면서 환율 안정을 위한 후속조치가 나오게 되면 국내 금융시장은 크게 안정되는 모습으로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 ◎증권가/금융기관 건전성 호전… 증시에 호재  ○…감독기관 통합을 핵심으로 하는 금융개혁법안의 통과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증권업계는 부실채권 정리방안 시행으로 국내 금융기관들의 건전성이 크게 호전될 것으로 기대,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은행·증권·보험 등 권역별 감독기관들의 반발이 극심하다는 점에서 통합과정에서의 감독행정 혼선과 이에 따른 금융시장의 불안이 증시에 미칠 악영향도 우려하고 있다.  대우증권 강창희상무는 『위기의 핵심이 이제 금융기관 부실화로 집약되고 있는 만큼 부실채권 정리와 부실금융기관 통폐합을 통해 국내 금융기관들의 건전성이 확대된다면 증시에도 큰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증권업계는 ▲실명제 보완 ▲기업 인수합병제도(M&A) 개선 ▲외국인 직접투자 활성화 등이 가시화돼야 국내 증시를 크게 호전시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안의식 기자> ◎재계/개혁의지 천명… 금융·외환안정 큰도움  ○…전경련·대한상의 등 주요경제단체를 비롯한 재계는 이번 국회의 금융법안소위가 금융개혁법안을 의결한데 대해 대체로 환영했다.  상의는 『국회 소위원회의 금융개혁법안 확정은 우리경제에 대한 대내외 신뢰도제고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금융개혁의지를 대외에 천명함으로써 금융·외환시장의 안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전경련은 『금융개혁의 시발점으로 앞으로 금융감독기관의 자율성을 높여 금융기관의 경쟁을 촉진시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논평했다. 전경련은 그러나 은행의 소유구조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이 없는 점 등을 지적하고 앞으로 겸업주의 등 꾸준한 제도개선을 통해 금융산업의 국제경쟁력강화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무역협회는 『각 이해당사자들은 금융정상화를 바라는 기업과 국민의 바람을 충분히 인식해 각자의 이해를 버리고 금융자율화와 금융산업의 경쟁력제고를 위해 지혜를 모아야할 것』이라고 밝혔다.<김희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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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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