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애널리스트들 '쓴소리' 대가로 곤욕

부정적 경제전망 내놓으면 정부서 질책<br>'미네르바'비판 애널은 네티즌에 뭇매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이 설화(舌禍)와 필화(筆禍)에 시달리고 있다. 부정적 경제전망 보고서는 정부 당국에서 질책 받고 엉뚱하게 사이버논객 ‘미네르바’의 유탄을 맞은 애널리스트들도 나온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애널리스트들이 내놓는 내년 경제전망 보고서에 대한 정부 당국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고 있다. 지난달 하순께 구조조정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에는 코스피지수가 500포인트까지 내려갈 잠재적 가능성을 언급했던 A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금융 당국으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아야 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둔 가정 아래 전개한 실현 가능성이 적은 논리라고 밝혔지만 금융 당국이 투자심리를 어지럽게 할 수 있다며 해당 증권사에 해명을 요구해 곤욕을 치렀다. 이달 들어 B증권사도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마이너스로 제시한 보고서가 알려져 유탄을 맞았다. 이 역시 금융 당국이 해당 보고서에 대한 자초지종을 증권사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설화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한 방송 토론회에서 펀드 수익률 하락의 책임을 투자자에게 돌렸던 한 증권사 고위관계자가 곤혹을 치렀다. 그런데 이달 초에는 역시 방송프로그램에서 ‘미네르바’를 비판한 애널리스트가 네티즌에게서 뭇매를 맞았다. 증권가가 필화와 설화에 시달리면서 이제 국내 경제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지닌 애널리스트들은 발언을 삼가거나 익명을 요구하는 사례가 다반사다. 한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JP모건이 모 은행에 대한 부정적 보고서를 낸 후 금융당국의 증권사 보고서에 대한 ‘감시의 눈’이 부쩍 날카로워졌다”며 “경기악화를 우려한 보고서도 경제전망의 한 의견인데 정부가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한영일기자 hanu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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