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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아시안게임 흥행 초비상] 개최이후 된서리 맞은 행사는

영암 F1국제자동차경주, 누적적자 1,910억… 내년 재개도 어려워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주경기장 프로축구단 홈구장으로만 사용

개최 이후를 치밀하게 준비하지 않았다가 된서리를 맞은 스포츠 국제 대회는 여럿 있었다. 인천 아시안게임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사례들이다.


앞서 열린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은 경제적으로 성공한 대회로는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 아시아드 주경기장은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의 홈 구장으로 사용될 뿐 육상 등 다른 종목 대회를 전혀 유치하지 못하고 있다. 사직수영장 또한 시설 노후화로 12년간 전국 규모 수영 대회를 한 번도 치르지 못했다. '부산 체육'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가 많았던 아시안게임이지만 대회 이후를 대비한 활용방안과 수요예측도 없이 무계획적으로 짓기만 한 탓에 시민들의 원성만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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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영암이 유치한 포뮬러원(F1) 국제자동차경주대회는 유지비가 없어 아예 중단된 경우다. 2010년을 시작으로 7년간 열릴 예정이던 F1 코리아 그랑프리는 지난해 말 세계모터스포츠평의회(WMSC) 총회가 한국을 2014년 개최지에서 제외하면서 멈춰 서고 말았다. 내년 재개도 어려워 보여 사실상 최종 중단이 유력한 상황이다. 역시 돈이 문제였다. 첫해인 2010년 725억원, 이듬해 598억원 등 4회째를 치른 지난해까지 누적적자만 1,910억원이었다. 매년 F1 대회 운영사인 포뮬러원매니지먼트(FOM)에 개최권료를 내야 하는 구조인데 전남도는 이를 감당하지 못해 깎아달라는 요구만 하다 손을 들었다. 수익 사업에 대한 시나리오 없이 무작정 대회를 유치한 탓이었다. 4,373만달러에서 시작한 개최권료를 앞서 두 차례 깎아줬던 FOM은 2,000만달러로 더 낮춰달라는 전남도의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다른 개최지들과의 형평성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는 이유였다. 이런 가운데 FOM은 2014시즌 일정을 잡으면서 일방적으로 코리아 그랑프리를 4월로 전진 배치하기도 했다. 개최권료 협상을 놓고 FOM과 전남도 사이에 마찰이 심각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2013년 10월 대회를 끝내고 불과 6개월 만에 다시 대회를 개최하기가 물리적으로 어려운 전남도는 난색을 표했고 결국 2014시즌 일정에서 제외되는 유탄을 맞았다.

2019년 광주 세계수영선수권은 '공문서 위조' 논란으로 홍역을 앓았다. 지난해 강운태 당시 시장이 국제수영연맹(FINA)에 유치의향서를 제출하면서 '정부가 1억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는 내용을 국무총리의 사인까지 위조해 허위로 포함한 것이다. 이를 적발한 문화체육관광부는 강 시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광주가 개최지로 확정되면서 대회는 그대로 열리겠지만 국제적인 망신을 사게 됐다. 대회 예산으로 635억원이 필요한데 정부는 위조 사건을 계기로 재정 지원을 철회하기로 하면서 예산 전체를 광주시가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광주 대회는 이달부터는 지역 내 선수촌 분산 건립을 놓고 지역 주민들간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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